중노위, 31일 현대차 하청 교섭범위 결론…초심 유지 가능성 높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전 05:3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둘러싼 대표적인 사건인 현대자동차의 재심 결론이 다음 주 나온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생산·급식·경비·판매 등 서로 다른 직종의 하청 노동자에 대해 현대차가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방침으로, 향후 다른 원·하청 교섭 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될지가 관심사다.

특히 쟁점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직종뿐만 아니라 교섭 의제별로 어디까지 인정할지 여부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그래픽=문승용 기자)
초심은 판매대리점 영업사원(카마스터)을 제외한 3개 직종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섭 의제는 의무실·휴게공간 제공 등으로 제한했다. 중노위가 세 차례 심판회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오는 31일 네 번째 회의에서 최종 판단이 나올 예정이다.

◇ 업종·의제별 사안 복잡…초심 유지 여부 관건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오는 31일 현대차에 대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재심 신청과 관련해 4차 심판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 박수근 중노위원장 등 담당위원들은 앞선 세 차례 회의에서 노사가 다툰 쟁점을 종합해 판정을 내릴 방침이다. 법률 대리인 등 노사 측은 4차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심판회의를 네 차례 진행한 사건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에 교섭을 요구한 하청 노동자 직종이 생산·구내식당·보안·판매대리점 등 총 4개에 달해 세부적으로 들여봐야 하는 쟁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청 노동자들이 공통으로 제시한 교섭의제는 8개에 달하고, 별도로 직종마다 최소 2개의 교섭의제를 요구하고 있어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심 판정을 내린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가 판매대리점 영업사원인 카마스터를 제외한 3개 업종의 하청 노동자와 교섭을 해야 한다고 봤다. 현대차가 2차 협력업체 직원(생산), 구내식당 직원, 보안·경비요원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2차 협력업체 직원의 경우 현대차와 직접 계약 관계를 맺진 않지만, 현대차의 사업조직에 편입되어 있고 생산공정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판단 이유로 명시했다.

반면 카마스터는 별도 사업자인 대리점이 독립된 공간을 운영하며 보수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초심은 의무실이나 휴게공간 제공에 관해서만 노사가 교섭해야 한다고 범위를 제한했다. 노조가 요구한 △조합활동 △고용안정 △임금 △개인정보의 보호 △노동안전보건 △복지 △쟁의행위 등은 교섭의제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한 가지 의제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원·하청 교섭이 시작되면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 의제를 조정해야 한다”며 “노조에서 예시로 들어 제안한 교섭의제를 실제로 다 제안한 것처럼 (사측에서) 다루고 있어서 의제마다 (사용자성 여부를) 재단하는 식으로 회의를 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재심 판정 업계 전반 주목…행정소송 가능성도

중노위가 초심의 판단 범위를 얼마나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노란봉투법 관련 재심에서는 중노위가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단을 뒤집은 사례가 많지 않다.

중노위에 따르면 재심에서 초심과 다른 판단이 나온 사건은 지난 14일 기준 60건 중 8건(13.3%)에 그쳤다. 이중 원청의 사용자성이 새로 인정된 사건은 5건(8.3%)에 불과하다. 10건 중 9건은 중노위가 지노위의 초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완성차 산업은 원청을 중심으로 다수의 부품사와 사내·외 협력업체가 연결된 다단계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이번 판단에 업계의 관심이 크다.

현대차가 재심 결과에 불복해 중노위 결정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소송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한화오션과 중흥건설·중흥토건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중노위 재심 결정에 불복해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중노위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행정소송은 5건으로, 이 가운데 기업이 원고인 사건은 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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