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승아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1983~2023년 국내 산모 사망 추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사망원인통계 등을 활용해 15~49세 산모의 사망 추이와 원인을 분석했다.
모성 사망비는 출생아 10만명당 임신·출산과 관련해 숨진 산모의 수다. 국내 모성 사망비는 1983년 23.3명에서 1993년 12.4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이후 감소세가 둔화했다. 2003년 11.9명, 2013년 11.7명, 2023년 11.3명 등으로 2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2000년대 초반 이후에는 10.3~13.7명 수준에 머물렀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구체적인 사망 원인에서도 출혈과 색전증의 비중이 컸다. 연구팀이 2009~2023년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산모 사망 783건을 분석한 결과, 기타 임신·출산과 직접 관련된 원인이 24.1%로 가장 많았으며 △색전증(21.5%) △출혈(2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 질환 등이 임신으로 악화돼 숨진 경우는 19.9%였다. 특히 35세 이상 산모에서는 출혈과 색전증 등 임신·출산과 직접 관련된 원인으로 숨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흐름이 국내 응급 산과 의료 인프라의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저출생으로 분만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력과 경영 부담까지 겹치면서 지역의 분만시설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실제 국내 행정구역의 4분의 1 이상에는 분만 의료기관이 없다. 출혈이나 색전증처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산모가 제때 치료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지역 응급 산과 진료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 거점 의료기관과 응급진료팀을 연계하고 분만 건수가 적은 의료기관에는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고령 산모 등 위험이 큰 임신부는 임신 단계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위험이 발견되면 상급 의료기관에 조기에 의뢰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팀은 “모성 사망비 정체와 임신·출산에 직접 관련된 사망 부담은 응급 산과 의료 인프라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며 “양질의 응급 산과 진료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