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컨벤션센터 오늘 개관… 관광 넘어 마이스 도시 첫발 뗀 '강릉'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전 06:02

[강릉(강원)=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강원권 최초이자 유일한 단독 건물형 마이스(MICE) 시설인 ‘강릉컨벤션센터’가 26일 공식 개관한다. 건립비 약 927억 원을 포함해 총 1250억 원이 투입된 센터는 호텔·리조트 부속 시설이 아닌 독립 건물 형태로, 한 번에 최대 2200명을 수용하는 대형 컨벤션홀을 갖췄다.

강릉은 2022년 9월 ‘ITS(지능형교통체계) 세계총회’ 유치 이후 추진해온 센터 건립을 4년여 만에 마무리하면서 관광 도시를 넘어 마이스 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강원도는 2025년 4월 예비 국제회의지구로 선정된 영서 지역 원주 오크밸리와 뮤지엄산 일대에 이어 영동에도 마이스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강릉시 포남동 올림픽파크 내에 건립한 '강릉컨벤션센터'가 26일 공식 개관한다.(사진=강릉시)
강릉시 포남동 올림픽파크 내에 건립한 '강릉컨벤션센터'가 26일 공식 개관한다.(사진=강릉시)
◇호텔·리조트 부속시설 아닌 독립 건물 형태

강릉시 포남동 올림픽파크 내에 있는 센터는 부지 면적만 표준 규격 축구장 8개를 합쳐 놓은 약 5만 9000㎡에 달한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약 1만 9000㎡ 규모로 전체 시설 용도와 기능은 기업행사와 국제회의 등 ‘회의’(컨벤션)에 맞춰졌다. 회의실 총 면적은 5550㎡로 지난해 9월 개관한 청주오스코 회의실(약 3800㎡)보다 크고 서울 양재동 aT센터, 울산 유에코 회의실 면적(약 2100㎡)의 2배를 넘어선다.

전체 20개 회의실 중 가장 큰 시설인 1층 컨벤션홀 면적은 2400㎡로 최대 2200명(극장식)을 수용할 수 있다. 공간 분할을 통해 약 1000명 규모 행사도 가능하다. 1·3층 중회의실은 총 4개 실로 수용 규모가 150~430명, 소회의실 15개 실은 100~260명 수준이다. 올림픽파크 내 면적 약 1만 5000㎡ 규모의 ‘아레나’, 기둥이 없는 국내 최대 시설인 약 3만 8000㎡ 면적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센터와 연계한 전시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센터는 오는 10월 ‘ITS 세계총회’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30건에 가까운 행사를 이미 확보해놓은 상태다.
강릉컨벤션센터 컨벤션홀(사진=강릉시)
강릉컨벤션센터 컨벤션홀(사진=강릉시)
‘교통 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ITS 세계총회(10월 19~23일)는 전 세계 90여 개국, 6만여 명이 참가하는 최고 권위의 국제행사다. 닷새간 센터에선 장관급 회의와 150여 개 학술 세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선 국내외 200여 개 기관·기업이 참여하는 400여 개 부스 규모의 전시·박람회가 진행된다. 이어 내년 1월 26일부터는 나흘간 반도체 전문가 4500여 명이 모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반도체학술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근엔 2029년 8월 박막·코팅 분야 전문가 10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박막콘퍼런스’도 유치했다.

컨벤션센터는 풍부한 관광·숙박 인프라가 대표적 강점으로 꼽힌다. 대관령 치유의 숲과 휴양림, 안반데기, 경포대와 경포호수공원, 안목해변 등 ‘쉼’을 테마로 한 웰니스 관광지는 강릉만의 개성을 지닌 차별화된 관광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모두 센터에서 차로 35분 이내 거리에 있어 국제행사와의 연계가 가능한 곳들이다. 세인트존스(1091실), 신라모노그램(917실), 스카이베이(538실) 등을 비롯해 센터에서 차로 15분 이내에 있는 숙박 객실만 약 4100실에 달한다. 강원관광재단 관계자는 “연간 3500만여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강릉은 센터 건립 전부터 풍부한 관광 자원과 숙박 인프라 등 뛰어난 입지 조건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항공·철도 접근성은 열악…인근 시군 협력도 과제

센터 개관으로 마이스 도시로 첫발을 뗐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가장 큰 과제는 해외에서의 접근성이다. 현재 항공편을 이용해 강원도에 가려면 인천·김포공항으로 입국해 공항철도로 서울역으로 이동한 다음 고속철도(KTX)를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센터에서 약 40㎞, 차로 40~45분 거리에 있는 양양공항은 운항 중인 국제 노선이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지난 4월 배분받은 양양~상하이 노선은 넉 달이 지난 지금까지 운항 개시도 못하고 있다. 국내 노선도 파라타항공이 하루 2회 운항하는 제주 노선이 전부다. 업계에선 한한령 이후 계속되는 중국의 전세기 방한 규제를 풀어 포상관광단 입국 루트를 인천·김포에서 양양으로 돌리는 것이 공항 활용도를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응수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대표는 “강원도를 찾는 방한 포상관광단은 원주·춘천 등 서울과 가까운 영서권만 훑고 가는 당일치기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센터가 개관한 만큼 크루즈를 타고 속초항으로 입항하는 대형 포상관광단 수요도 노려볼 만하다”고 봤다.

그나마 가장 빠른 대중교통 수단인 KTX 강릉선(서울~강릉)은 내달 1일 기준 주중 34회 운행에 그치고 있다. 하루 100회인 호남선(서울~광주·목포), 230회가 넘는 경부선(서울~부산)의 약 15~34% 수준으로, 45회인 전라선(서울~전주·순천·여수)보다 적은 수치다. 2025년 1월 개통한 동해선(부산 부전~강릉)은 준고속열차만 주중 하루 6회 운행한다. 관광·마이스 업계는 강릉컨벤션센터 개관으로 주중 철도 이용 수요가 늘면 강릉선과 동해선 열차 운행 횟수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 개최의 파급효과를 확대하기 위한 광역 단위 협력도 숙제다. 강릉컨벤션센터가 강원도 대표 마이스 시설로 제 기능을 하려면 영동권 7개 시군(강릉·동해·속초·삼척·태백·고성·양양)과 접경인 평창과 정선 관광·숙박 인프라를 연계해 상품화하는 광역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진영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컨벤션센터의 기능과 효과가 강릉에만 국한돼선 안 된다”며 “지역마다 각각 인프라 수준과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정책적으로 시군 간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재정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