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취약 지역 동네의원 보상 강화한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1:0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의료혁신위원회가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지역별 건강 필요도에 따라 지역보건 재정을 차등 배분하고 건강 취약지역에 더 많은 재정을 지원하도록 정부에 권고했다. 다제약물 복용이나 잦은 입·퇴원 등 관리가 어려운 환자를 맡는 동네의원에는 수가를 더 주는 방식으로 일차의료 보상체계를 손질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미지=AI활용 제작
이미지=AI활용 제작
의료혁신위원회는 27일 제9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초고령사회 대응 예방적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보건·일차의료 혁신 권고안’을 심의했다. 권고안은 지역보건의료체계 혁신과 일차의료 기능 확대, 지역보건·일차의료 협력, 법·재정·정보·인력 기반 개편 등 4대 전략과 10대 대정부 권고를 담았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보건 재정체계다. 현재처럼 개별 사업별로 재정을 배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건강 필요도에 따라 포괄적으로 재정을 배분하고 건강 여건이 취약한 지역에는 더 많은 재원을 지원하도록 권고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여건에 맞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도 확대하고 사업·예산·평가체계를 함께 정비한다. 지방소멸대응기금과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을 지역보건과 일차의료 인프라 확충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동네의원의 역할과 보상체계도 손질한다. 일차의료가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최초접촉과 포괄적 진료, 지속적 관리, 상급 의료기관과의 조정 기능을 담당하도록 제도를 재설계한다. 주민 가까이에서 질병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 건강돌봄까지 수행하는 지역 건강관리 주체로 기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다제약물 복용이나 잦은 입·퇴원 등으로 관리 난도가 높은 환자를 일차의료기관이 맡을 경우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위험도를 반영해 고난도 환자 등록 시 수가를 상향하고 해당 환자의 등록·관리 비율을 의료기관 질 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보건소 역할도 바뀐다. 시군구 보건소는 개별 사업 수행보다 지역 건강정책의 전략·기획과 공중보건위기 대응, 지역보건 총괄·조정에 집중한다. 주민 대상 예방·건강증진·건강돌봄 서비스는 건강생활지원센터와 보건지소 등을 중심으로 제공한다. 농어촌 의료취약지는 보건지소·보건진료소 기능 강화와 민간의원 지원, 공공·민간 협력형 의료기관, 이동·순회진료 등을 지역 여건에 맞게 활용한다.

재택의료도 확대한다. 방문진료·재택의료센터·재택간호·가정간호 등 분절된 서비스를 통합해 거동이 어려운 사람이 폭넓게 이용하는 보편적 일차의료 서비스로 만들고 재택임종을 위한 서비스 프로토콜과 수가도 개발한다.

지역보건·의료·통합돌봄 정보를 연결하는 통합정보시스템과 AI 기반 지역사회 건강관리 플랫폼도 구축한다. 축적된 정보를 활용해 건강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보건법을 개정하고 일차의료의 정의와 지원 근거를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혁신위는 오는 11월 7일부터 8일까지 제2차 공론화 숙의토론회를 개최하고 ‘연명의료 결정제도’를 주제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죽음과 생애말기에 대한 국민의 인식, 생애말기에 받고 싶은 돌봄과 의료의 모습에 대해서도 폭넓은 숙의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정기현 혁신위원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주민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건강을 미리 살피고 필요한 의료와 돌봄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번 권고안이 지역보건과 일차의료가 각자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의 건강을 함께 책임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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