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내서 태어난 외국인 출생신고 제도無…위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4:59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출생신고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정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입법자, 즉 국회는 국내에서 출생한 외국인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등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김상환 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김상환 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헌재는 27일 베트남 국적 A씨와 그 자녀 B양이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관해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 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관련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A씨 부부는 2008년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받아 국내 체류 중 체류기간을 도과해 현재는 미등록 상태로 머물러 왔다. 두 사람은 2019년 4월 국내에서 자녀 B양을 출산했지만 대한민국법에 따라 출생등록을 하지 못했고, 2020년 3월 베트남법에 따라 출생등록을 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출생신고는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통해 그 등록과 증명이 이루어지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대한민국 국민만 신분등록이 가능해서다.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등록제도가 있긴 하나 체류자격을 갖지 못한 미등록 외국인의 자녀는 이조차 이용하기 어렵다.

헌재는 우선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는 ‘출생 후 아동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최대한 빠른 시점’에 아동의 출생과 관련된 기본적 정보를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할 권리”라며 “이는 일반적 인격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로 해당 아동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여부에 따라 그 보장 여부를 달리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해석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지며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해야 할 국가의 입법의무가 존재한다”며 “우리나라에 가족관계등록부와 외국인등록제도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같은 입법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외국인 아동의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에 관해 입법자가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진정입법부작위의 경우에 해당한다”며 “아동이 대한민국 국민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헌법 해석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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