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선행매매'로 7억원 챙긴 기자…"범죄 성립 안 돼" 혐의 일부 부인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8일, 오전 11:51

남부지방법원© 뉴스1

특정 종목을 조명하는 '특징주' 기사를 내기 전 주식을 미리 샀다가 보도 후 가격이 급등하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약 7억 4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경제지 기자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노유경)는 28일 오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범죄 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 모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박 씨는 지난달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밝힌 특징주 기사를 통한 선행매매 사건에서 회계사 등 일당 7명과는 별도의 단독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총 340건의 기사를 표출해 약 7억 4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자신에게 특징주 기사 송출권이 있다는 점을 악용해 본인 기사가 보도되기 전 해당 주식을 매수했다가 보도 후 주가가 오르면 이를 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징주 기사는 주식시장에서 주가나 거래량이 평소와 달리 급등락하는 등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특징주)을 포착해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는 보도다. 기사가 보도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즉각 노출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 유입을 통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 씨는 범행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동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박 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특징주 기사를 작성하고 보유 주식을 매도한 사실관계는 인정했지만 이 사실의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박 씨의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이 썼다는 특징주 기사는 주가가 올랐다는 사후 보고적 기사로 보도자료와 선행기사가 있는 것들을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 리딩방이나 텔레그램을 통해 주식 정보를 입수하는 만큼 피고인의 기사가 사실상 주식거래에 미친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며 "사후 보도인 특징주 기사를 쓰기 전 미리 매수한 종목 주가가 상당 부분 올라 있었다는 점에서 이득을 특정할 수 있을지 파악이 불가하다"고 했다.

차명계좌를 동원해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회사 내 주식거래가 제한됐기 때문"이라며 "기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나 그것이 범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호재성 기사를 보도하기 전 주식을 매수했다가 보도 후 주가가 상승하자 전량 매도해 얻은 수익은 부당이득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증거 목록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 박 씨 측은 증인 진술 증거 등에 대해 부동의 의견을 냈으며, 기록 검토를 위한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9월 29일 열릴 예정이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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