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앞두고 ‘무상 국립대’ 추진에 뿔난 사립대들 “재설계” 촉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8일, 오후 02:14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가 내년 지방 국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사립대 총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소속 사립대 총장들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소속 사립대 총장들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전국 151개 사립대 총장들의 협의체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지역 균형 장학금을 대학 설립 유형이 아니라 학생·지역을 기준으로 재설계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지역 균형 발전 장학금’을 신설, 내년 지방 국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무상 교육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총협은 “전액 국가장학금이라는 학생 지원제도를 대학의 설립 유형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임에도 국립대에 재학한다는 이유만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사립대 학생은 제외한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공정한 제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사총협은 이어 “지역 사립대 역시 수십 년간 지역 청년을 교육하고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며 지역사회를 지탱해 온 핵심 교육자산”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이라면 대학의 설립 주체가 아니라 지역에서 공부하는 모든 학생을 정책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9학년도부터 약 18년간 지속된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재정난이 심화된 점도 거론했다. 사총협은 “사립대학은 기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과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기자재 가격 상승을 감당해 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국립대 등록금까지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대학 선택의 조건은 사실상 ‘국립대 등록금 0원’과 ‘사립대 등록금 수백만 원’으로 차이가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사총협은 “2027학년도 수시 입시를 앞두고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사립대학의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지역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같은 지역의 사립대학과 지역사회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총협은 이어 정부에 △학생·기준으로 한 지역 균형 장학금 재설계 △미래대응기금의 사립대학 △고등교육에 대한 안정적·지속적 국가 투자 제도화 등을 요구했다.

사총협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재정지원과 학생 개인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장학금 정책은 구분돼야 한다”며 “국가장학금이 특정 설립 유형 대학의 학생 모집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총협은 지방 국립대 등록금 지원 정책에 대한 고3 학생 설문 결과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사총협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전국 고3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38%포인트다.

조사 결과 지방 국립대 무상 교육 정책에 실제 대학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시점에서 고3 학생들의 희망 대학 유형은 △수도권 국·공립대학 36.5% △지역거점국립대학 27.6% △수도권 사립대학 24.0% △지역사립대학 6.6% 순이었다.

그러나 지방 국립대 무상 교육이 실현될 경우 지역거점국립대학 진학 희망‘은 27.6%에서 31.9%로 4.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사립대학 진학 희망’은 6.6%에서 4.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사총협은 “전액 등록금 지원 정책이 단순한 학생 복지를 넘어 대학 선택과 모집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