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28일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리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 앞서 긴급 공동 입장을 발표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균형 장학금'을 대학 설립 유형이 아닌 학생과 지역을 기준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뉴스1 김재현 기자
내년 지방 국립대 신입생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지역 균형 장학금' 추진을 앞두고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이 국·사립대 구분 없이 국가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립대 총장들은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며 국립대와의 동등한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 앞서 전국 고3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7년 지역 국립대 무상 등록금 지원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국·사립 구분 없이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64.5%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5.0%에 그쳤다.
대학 유형별로도 대학 설립 유형과 관계없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수도권 사립대 진학 희망자의 70.2%, 수도권 국·공립대 진학 희망자의 67.0%, 지역거점국립대 진학 희망자의 61.2%가 이에 동의했다.
지역 국립대 무상등록금이 실제 대학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확인됐다.
현재 진학 희망 대학 유형은 수도권 국·공립대 36.5%, 지역거점국립대 27.6%, 수도권 사립대 24.0%, 지역사립대 6.6% 순이었다.
하지만 지역 국립대 전액 등록금 지원 조건을 제시하자 지역거점국립대 진학 희망은 31.9%로 4.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지역사립대 진학 희망은 4.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무상등록금에 따른 진학 이동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44.6%가 지역거점국립대 진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29.0%는 기타 지역 국립대 진학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체 응답자의 73.6%가 국립대로의 이동을 예상한 셈이다. 지역사립대에 그대로 지원할 것이라는 응답은 7.5%에 그쳤다.
무상등록금만으로 수도권 인재의 지역 대학 유입을 늘리거나 비수도권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3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대학의 인지도와 평판'(57.1%)이었다. 이어 '취업 가능성과 진로 전망'(54.5%), '희망 전공과 교육·연구환경'(39.3%) 순이었다. '등록금과 장학금'은 25.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학 진학 비용에 부담이 있더라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62.5%에 달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총장은 "예비 대학생 3명 중 2명 가까이가 대학의 설립 유형과 관계없이 지역대학에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며 "전액 국가장학금이 특정 설립 유형의 대학에 차별적으로 집중돼 학생 간 지원 격차를 만드는 방식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실제 대학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학의 경쟁력과 취업 전망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지역 균형 장학금을 대학의 설립 유형이 아닌 학생과 지역을 기준으로 설계하고 사립대학을 포함한 지역대학 전체의 교육·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재정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총협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정부에 지역 균형 장학금의 전면 재설계를 요구했다.
사총협은 이날 제주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앞서 긴급 공동 입장을 내고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국립대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소득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고 사립대 학생은 제외된다면 공정한 제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역 중심의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30곳의 신입생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지역 균형 장학금을 추진하고 있다.
사총협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약 80%를 사립대학이 담당하고 있다"며 "지역 사립대 역시 지역 청년을 교육하고 산업 인재를 양성해 온 핵심 교육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7학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해당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 사립대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학생 감소가 교육투자 축소와 대학 위기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일자리와 소비, 청년인구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총협은 국립대 지원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과 학생의 교육기회를 보장하는 국가장학금은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고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해 고등·평생교육과 미래인재 양성에 투자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마련되는 고등교육 재정을 특정 설립 유형이나 일부 대학에 편중하지 말고 지역 사립대의 첨단분야 교육·연구 인프라와 우수 교원 확보, 교육환경 개선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총협은 향후 △지역 사립대 학생에게 국립대 수준의 장학금 지원 △국·사립대 간 균형 있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지역대학의 교육·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등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kjh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