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계속 떨어지자"…두 아들 ‘'가짜 경력' 만들어준 경찰서장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9일, 오후 04:1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아들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지인 회사에 허위로 직원 등록을 부탁하고 업체 대표의 회사 자금 횡령까지 방조한 경찰 간부에게 내려진 강등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구직자들.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채용정보를 살펴보는 구직자들. (사진=연합뉴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총경으로 일선 경찰서장 등을 지낸 A씨는 정년퇴직을 앞둔 지난해 6월 강등 처분과 함께 7300여만원의 징계부가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에게 적용된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된다며 강등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두 아들의 허위 경력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인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이들을 직원으로 등록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로 다른 회사에 직원으로 등록된 A씨의 두 아들은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허위 경력을 이용해 다른 기업에 취업하기도 했다.

A씨는 아들 명의의 급여 통장과 체크카드를 업체 대표에게 건네 회사 자금을 횡령하도록 방조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재판부는 업체 대표가 수사기관에서 A씨로부터 “아들을 잠시 직원으로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급여에 대해서는 알아서 하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A씨가 업체 대표에게 아들의 급여를 사용하도록 할 의사가 있었거나 적어도 대표가 급여 상당액을 사용할 가능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A씨의 배우자 역시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직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A씨 가족을 허위로 채용한 업체들이 대신 부담한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2400여만원도 A씨 측이 얻은 경제적 이익에 해당한다고 봤다.

A씨는 아들들이 이미 경제적으로 독립했기 때문에 업체가 대신 낸 사회보험료를 자신이 얻은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허위 채용한 회사들이 대납한 사회보험료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수수한 것으로 평가하기 충분하다”며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아들들의 취업을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경력을 만들려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아들들이 대학 졸업 후 구직과정에서 서류 전형에서조차 여러 번 떨어지자 근무 경력을 만들면 취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해 허위 채용을 요청했다”며 “자신이 생활비를 부담하는 아들의 허위 채용을 요구했기에 ‘근무 경력 작출(인위적으로 만들어냄) 및 사회보험 혜택’을 이익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A씨에게 내려진 강등 처분과 사회보험료 대납액의 3배에 해당하는 7300여만원의 징계부가금 처분이 모두 정당하다고 보고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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