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4명 "'전자노동감시'로 압박감·피로감 느낀다"

사회

뉴스1,

2026년 8월 30일, 오후 12:00



직장인 10명 중 4명이 회사의 '전자노동감시' 과정에서 압박감과 피로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퇴근 후에도 노동감시 때문에 걱정을 멈출 수 없었다고 답했다.

전자노동감시가 노동자의 정신건강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용자와 노동자 간 불균형한 권력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전자노동감시 문제를 근로기준법으로 규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전자노동감시와 정신건강'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자노동감시는 회사가 △폐쇄회로(CC)TV △스마트폰 앱 △모니터링 프로그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직원의 위치·업무·행동 등을 파악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설문 조사 결과 전자노동감시 과정에서 '감시당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스트레스나 피로감이 커졌다고 느꼈다'는 응답이 각 42.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업무에 대한 의욕이나 만족감이 낮아졌다(35.1%) △퇴근 후에도 업무나 감시에 대한 걱정이 계속됐다(31.7%)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경험했다(29.4%) △괴롭힘이나 부당한 통제에 활용될까 두려움을 느꼈다(29.1%)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전자노동감시는 정신건강뿐 아니라 일터에서의 행동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노동감시와 관련해 자신의 행동이나 표현을 조심하게 된 적이 있는지 묻는 문항에 '동료와의 대화·의사 표현을 조심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48.1%에 달했다.

특히 10명 중 3명은 '회사나 노동조건에 대한 의견 표현'(34%)을 조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노동조합 활동이나 노동조합 관련 대화를 조심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7.2%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자노동감시가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보수집 목적·범위 사전 설명 의무화 △위법수집 개인정보를 활용한 징계·인사 평가 제한 △노조·노동자 대표 동의 절차 도입 △전자적 관리 및 모니터링 대체수단요구권과 불이익 처우 금지 등을 법 제도로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모든 항목에서 70%를 넘겼다.

직장갑질119는 "전자노동감시는 직장인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화와 휴식 등 일상적인 직장 생활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노동조건에 대한 의견 표명과 노동조합 활동이라는 노동자의 핵심적인 권리 행사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로선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불균형한 권력관계를 반영하지 않는 '개인정보보호법'으로만 이 문제를 규율하기 때문에, 직장이 전자노동감시에 관한 한 사실상 '무법지대'로 전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을 통해 전자노동감시 문제를 규율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 등 새로운 기술 도입을 앞세워 노동자의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다시 감시와 통제 수단으로 이용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규칙 없는 감시를 방치한 것은 법의 공백이고 그 공백을 메울 자리는 일터의 기본법인 근로기준법이 돼야 한다"며 "국회가 이번 회기 내에 이를 꼭 처리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개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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