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한 만큼 장관에 취임하면 자신이 입법 과정에 참여한 새 형사사법체계를 현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불출석 사유서 제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곧바로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지휘해야 한다. 취임 시점에 따라서는 공소청 출범까지 준비 기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을 수 있어 조직·제도 정비를 위한 시간이 빠듯할 전망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동시에 출범하는 공소청의 안정적인 출범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기존 검찰이 담당하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진다.
법무부는 시행일까지 관련 하위법령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개정이 필요한 법령이 방대한 데다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정리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경찰 등으로 이관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시행일 이후에도 일정 요건을 갖춘 기존 사건은 최대 90일간 계속 수사가 가능한 만큼 사건별 처리 기준과 이관 과정에서 혼선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다.
검사의 보완수사 폐지 이후 형사사법기관 간 협력체계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문제도 시험대다. 법무부는 최근 수사준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경찰이 보완수사 결과를 최종 통보하기 전 종합수사결과와 기록을 검사에게 보내고, 검사가 7일 이내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 보완수사가 부실하게 이행됐다고 판단되면 상급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중대사건에서는 수사 단계부터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한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송치 전부터 수사사항과 증거수집 대상, 법령 적용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합동수사단을 구성할 수 있는 근거도 뒀다.
다만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된 상황에서 이 같은 간접적인 협력 절차만으로 최초 수사 단계에서 발생한 법리 오해나 증거 누락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제도 전환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피해자가 수사기관 사이를 오가는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하는 것도 김 후보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김 후보자는 그동안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와 보완수사권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법사위 여당 간사로 관련 입법을 추진한 당사자가 법무부 수장 후보자로 자리를 옮기게 된 만큼 자신이 설계에 참여한 제도의 실효성을 현장에서 입증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진 뒤 협의와 의견제시 등 간접적인 절차만으로 수사 과정의 오류와 누락을 제대로 바로잡을 수 있을지가 새 형사사법체계의 핵심 시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지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형사사법개혁의 성패는 기관 사이에 얼마나 많은 협력절차를 만드느냐가 아니다”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와 누락을 다른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지 않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는 제대로 수사하고억울한 사람은 만들지 않으며 피해자가 수사기관 사이를 떠돌지 않게 하는 것이 형사사법개혁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