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해당 조항은 사용자가 노조 대표자 또는 노조로부터 위임받은 자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건은 회사 대표이사 A씨가 2017년 4월부터 8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친 노조의 교섭 요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1심은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항소심 도중 해당 처벌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쟁점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한다는 표현이 형사처벌의 기준으로 충분히 명확한지와 형사처벌 자체가 지나친 제재인지 등이었다. 청구인들은 ‘정당한 이유’와 ‘해태’의 의미가 모호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고,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나 민사상 구제수단이 존재하는데도 징역형까지 두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사용자만 처벌하고 노조는 처벌하지 않는 것도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해태’에 대해 형식적으로만 단체교섭에 응하면서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노조 요구에 장기간 응하지 않아 교섭을 지연하는 등 사실상 교섭 거부에 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행위 유형을 법률에 모두 열거하기 어렵고 법관의 해석을 통해 의미를 충분히 구체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당한 이유’ 역시 기존 판례 등을 통해 판단 기준이 형성돼 있다고 봤다. 교섭 주체와 대상, 방법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 사용자에게 단체교섭 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어 처벌 대상자가 자신의 행위가 처벌 대상인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형사처벌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헌재는 “단체교섭이 노사 간 실질적인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라며 사용자가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성실히 임하지 않을 경우 노조로서는 근로조건에 관한 협상 자체가 봉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체교섭 거부·해태 행위의 사회적 해악과 책임이 작다고 볼 수 없고 형벌을 통한 일반예방적 제재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손해배상청구 등 다른 구제수단이 있다는 점만으로 형사처벌이 불필요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헌재는 “행정적·민사적 구제와 형사처벌은 목적과 효과가 서로 다르고, 민사적 구제만으로는 형벌 수준의 예방·위하 효과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법정형도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선택형을 두고 하한을 정하지 않아 법관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형을 정할 수 있다”고 봤다.
사용자만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사용자의 부당한 단체교섭 거부·해태로 노조의 단체교섭권이 무력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사용자와 노조를 달리 취급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