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도 예상 못한 30대 정치인…성평등부, 용혜인 발탁 왜

사회

뉴스1,

2026년 8월 30일, 오후 04:34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용혜인(36)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용혜인 후보자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의원"이라고 설명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여성인권 법률 전문가인 원민경 장관(55)의 후임으로 30대 현역 정치인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36)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현안이 쌓인 상황에서 성평등부의 정무적 판단과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하려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부처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평등부 내부 관계자는 "개각을 앞두고 뚜렷한 교체 움직임이나 인사설이 없었고, 부처 실·국장들도 장관 교체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며 "원 장관에 대한 내부 불만도 교체를 예상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로 성평등부 장관 인선의 무게중심은 외부 전문가에서 현역 정치인으로 옮겨갔다.

원 장관은 한국여성의전화 이사와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 등을 지낸 여성인권 법률 전문가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아왔으며 제21·22대 국회의원을 지낸 재선 정치인이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원 장관의 업무 성과와 별개로 외부 전문가 출신이다 보니 정치적 판단이나 정무 감각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용 후보자의 지명은 현역 정치인의 정무 감각과 추진력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인선 브리핑에서 용 후보자에 대해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의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감 있는 참신한 시각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세대 간·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용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 대책이다.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은 오는 10월 2일 시행된다. 여성단체들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처럼 경찰 수사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사례를 들며, 경찰의 초기 수사가 부실할 경우 성폭력 피해자가 이를 바로잡거나 진상을 밝힐 통로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성평등부는 법 개정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 등에 검토 의견을 제출했는지를 묻는 국회 서면질의에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에서는 여성과 아동 등 범죄 피해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피해자 보호 주무 부처가 충분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용 후보자가 취임하면 개정법 시행에 따른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장기간 표류해온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도 부처 간 조정이 필요한 주요 현안이다.

현재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성평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도입 절차와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개정과 의약품 허가, 안전한 처방·상담 기준 마련 등이 남아 있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 역시 관계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성평등부는 지난 4월 범정부 합동 디지털 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을 출범시키고 불법 촬영물 차단·삭제와 수사 의뢰, 국제 공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대책을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경찰청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 등과의 협력이 요구된다.

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첫 30대이자 첫 1990년대생 장관이 된다.

용 후보자는 30일 페이스북에 "주말 아침 여섯 살 아이를 돌보는 중에 지명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30대 워킹맘이자 국정을 함께 책임지는 야당의 일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두의 성평등은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라며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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