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권력의 이동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법조프리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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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로펌 제이 대표변호사]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 사건은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실종 신고를 담당한 경찰관은 장 씨와 연락한 사실이 없는데도 연락이 된 것처럼 허위로 사건을 종결했고 다른 실종사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건을 허위 종결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경찰은 재발 방지를 위해 실종사건을 담당 경찰관이 혼자 종결하지 못하도록 관리자 승인 절차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제도적 보완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의 핵심은 실종자 처리 시스템에만 있지 않다. 장윤기 사건이나 천안 교회 아동학대 사망사건 같이 최근의 사건들과 장 씨 사건까지 잇따른 경찰의 부실 수사를 보며 국민이 묻는 것은 앞으로 수사기관으로서 경찰을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일련의 사건들이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경찰의 수사 권한이 크게 확대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한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직접 보완수사는 폐지되고 범죄 수사의 주체는 경찰과 중수청, 공수처 등으로 재편된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직접 수사를 할 수는 없기에 사실상 대부분의 형사사건에서 경찰의 초동수사와 판단이 갖는 무게가 지금보다 훨씬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에 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당시 법무부장관도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나타낸 바 있고 변협이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물론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검찰이 정치적 사건에서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하고 권력에 부역했다는 비판이 반복돼 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권한을 다른 조직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언론에서 검찰개혁을 이야기할 때마다 언급된 것은 정치권력과 관련된 사건을 담당해 온 ‘특수부’였다.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수사가 좌우되거나 검찰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반복됐고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이 생긴 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언론에서 비춰지는 것과 달리 검찰이 처리하는 수사의 대다수는 사기, 폭행, 성범죄, 교통사고, 각종 재산범죄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민생사건들이다. 그리고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이나 영화감독 폭행 사망사건처럼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그나마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사건이 바로 잡혀 왔기 때문에 국민들은 적어도 일반 형사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을 부패나 권력의 상징으로만 바라보고 경찰을 그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하는 접근에는 신중했어야 한다. 검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에게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수사권을 넘기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권력의 이동에 그치기 때문이다.

경찰과 검찰을 업무상 자주 접하는 변호사들은 종종 우스갯소리로 “경찰도 싫고 검찰도 싫다”는 말을 한다. 푸념처럼 들리지만 어쩌면 핵심을 뚫는 말이기도 하다. 모든 조직에는 문제가 있고 어떤 조직도 절대적인 선(善)이거나 악(惡)일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몽테스키외가 권력분립을 이야기한 것도 결국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언제나 선의로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 대신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개혁이 필요했다면 경찰의 권한이 커지는 데 따른 통제 장치도 함께 마련됐어야 한다. 권한이 이동한 자리에 새로운 견제와 통제 장치를 세우는 것까지가 개혁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10월 2일이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시작된다. 검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제대로 통제하는 것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무고한 국민들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경찰에 집중되는 수사 권한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것인지 답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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