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의 한양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제1차 청년세대 성별균형 공개형 공론장’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이렇게 제안하자 나머지 멤버들이 호응했다. 이어 “출산하고 나서도 일을 완전히 줄이지 않고 재택근무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 역시 “출산 휴가를 갔다 오면 2~3년 정도는 단축근무를 의무화하는 등 완충장치를 두는 게 좋겠다” 말해 앞선 제안에 살을 붙였다.
성평등가족부가 이날 성별 역할에 대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연 공론장에서는 열띤 토론이 오갔다. 지난 3월 성평등 정책제안을 듣기 위해 뽑은 공존공감위원회 위원들을 포함해 19~39세 청년 82명이 참가했다. 미리 응모했던 기자도 2조에 배석받아 직접 참석했다.
30일 ‘제1차 청년세대 성별균형 공개형 공론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성별 고정관념 카드. 스티커 2개를 붙여 자신이 개선해야 한다고 느끼는 관념에 투표할 수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언박싱 토크는 전문가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는 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의견을 낼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참여자들이 4시간 동안 온전히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게끔 설계됐다.
공론장에서는 집단지성을 충실히 엿볼 수 있었다. 이날 3~4세션에서는 청년들이 고정된 성역할 때문에 겪는 가장 큰 어려움 3가지를 꼽을 수 있게끔 했다. 데이트비용 부담부터 외모관리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나왔지만 투표에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돌봄과 직무에서의 남녀차별을 체감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날 행사는 젠더와 관련한 모든 이슈를 동등하게 토론하면서 소모적으로 번질 수 있는 온라인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공론장에서는 우선순위를 세워 대화를 통해 풀어갈 주제를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선한 제언이 나오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10개조 참가자들은 토론 후 정부에 ‘남성 출산·육아휴직은 일반 지원금 대비 파격적으로 지원해 달라’, ‘가사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가족 친화 도시를 만들어달라’, ‘일터 내 위험직무를 공정하게 배분한 공공기관에 수상해달라’ 등의 의견을 발표했다.
30일 열린 ‘제1차 청년세대 성별균형 공개형 공론장’에서 청년세대가 바꾸고 싶은 성별 기대 1위는 결혼과 출산으로 꼽혔다. (사진= 방보경 기자)
다만 다양한 주제에 비해 토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한계로 꼽힌다. 1~2세션에서는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무엇인지를 살펴봤지만 고정관념에 대해서 논의할 시간은 부족해 기존의 편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기자가 속한 2조에서는 참가자들이 “남성성이 무엇인지”를 두고 오랜 시간 의견을 나눈 끝에 ‘힘(권력)’과 ‘여유’라는 답을 내놨다. 하지만 공통된 의견을 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면서 남성 청년들이 이러한 남성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충분히 듣지는 못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인원을 모집했지만 정부 정책에 고관여하는 이들이 참석한 점도 한계다. 참가자들은 이미 다른 부처의 청년자문단에 참여하고 있거나 청년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구상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많지만 앞으로 회차를 거듭하면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제1차 청년세대 성별균형 공개형 공론장’에서 2조가 도출한 남성성에 대한 합의. (사진=방보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