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도 못 하고 속 터져"…슬로우러닝 열풍에 뿔난 시민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3일, 오전 10:28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는 수십 명의 참가자가 무리를 지어 보행로를 천천히 달리는 영상이 잇따라 공유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달려도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이른바 ‘슬로우러닝’이 새로운 운동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과거 러닝크루의 ‘보행로 길막’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참고 사진. (사진=게티이미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참고 사진. (사진=게티이미지)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무리를 지어 천천히 달리는 참가자들의 영상과 함께 “곧 자주 볼 것 같은 러닝크루 근황. 이제는 슬로우러닝 열풍인 듯하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운동 자체보다 단체 주행으로 인한 통행 방해를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뛰든 상관없는데 제발 길만 막지 마라” “천천히 여러 명이 나란히 뛰면 뒤에서 추월도 못 한다” “속도가 느리니 특정 구간을 더 오래 막고 서 있는 셈”이라며 불편한 심리를 드러냈다.

실제 달리기 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이들 중 주 참여 종목(1~3순위)으로 ‘달리기·조깅·마라톤’을 꼽은 비율은 2024년 4.8%에서 지난해 7.7%로 1년 새 1.6배 뛰며 전체 종목 6위에 올랐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에서도 ‘산책·달리기’ 관련 모임이 2024년 말 기준 전년 대비 2.2배 늘어났다.

공공장소 러닝크루 논란에 지자체들도 잇따라 규제책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 서초구는 2024년 10월부터 반포종합운동장에서 5명 이상 단체 러닝 시 참가자 간 2m 이상 간격을 두도록 조치했다. 여의도공원 등 주요 산책로에도 ‘무리 지어 달리기’ ‘고성·함성’ ‘비켜요 외치기’ 등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단체로 달리는 행위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상위법은 없다. 다만 고의로 길을 막아 불안감이나 불쾌감을 초래하면 경범죄처벌법상 1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공공 통행로를 장시간 가로막아 통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경우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가 문제 될 수 있으나 법원은 단순한 통행 불편만으로는 해당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단체 주행 중 보행자와 충돌해 다치게 하면 과실치상죄(500만원 이하 벌금 등)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

러닝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공공장소에서는 대열을 좁히거나 소규모로 분산해 보행자 통행 공간을 확보하는 성숙한 이용 에티켓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