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문자'부터 李 공소취소까지…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 쟁점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3일, 오후 03:1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하면서 본격적인 청문 정국의 막이 올랐다. 후보자 지명 이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청탁 의혹부터 이재명 대통령 형사사건 공소취소 주장, 과거 성범죄 사건 수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회계 논란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검찰이 식약처 청탁 의혹과 관련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한 만큼 현역 의원이 특정 업체의 민원을 규제기관 수장에게 직접 전달한 행위가 적절했는지가 신상 검증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가 의원 시절 이 대통령 사건을 ‘조작 기소’로 규정하고 공소취소를 요구해온 만큼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지휘·감독권 행사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식약처장에 “실무자들 빠르게 처리 부탁”…청문준비단 “공익민원”

신상 관련 가장 이목을 끄는 쟁점은 이른바 ‘식약처 청탁 의혹’이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을 지내던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업체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 지인의 부탁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과 접촉했다. 최근 공개된 문자에는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당시 검찰은 관련 의혹 수사 결과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부정한 청탁이라 보기 어렵고, 부정한 일도 없었다. 무혐의 했어야 마땅하다”며 지난해 5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했다.

‘공익적 고충민원의 단순 전달’이라는 게 김 후보자 측 입장이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팬데믹 당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을 뿐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기준 완화·절차 생략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준비단은 검찰 역시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만으로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치후원금이나 금품·접대를 받은 사실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청문회에서는 실제 특혜 여부와 함께 현역 국회의원이 특정 업체의 민원을 규제기관 수장에게 직접 전달한 행위가 적절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야권은 이미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신약 뇌물 사건이 점입가경”이라며 “문재인 정권 시절만 아니었다면 기소유예로 끝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또 “물불 안 가리고 공소취소에 올인할 장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현실적인 투자 피해와 주가 피해가 발생했고 로비 과정도 전형적”이라며 “무엇보다 로비를 요청한 쪽이 원한 방향으로 결과가 나온 ‘성공한 로비’라는 것이 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받을 게 아니라 ‘신약로비 특검’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李 조작기소 공소취소” 주장…정치적 중립성 도마

이 대통령 형사사건의 공소취소 문제는 청문회의 최대 정치적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하는 자리인 만큼, 야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장관 취임 전부터 특정 형사사건에 대해 ‘조작 기소’라는 판단을 내리고 공소취소를 요구해왔다는 점을 들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뿐 아니라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사들에 대한 인사·감찰 등 법무부가 가진 권한을 어떻게 행사할지도 논란이 될 수 있어서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으로서 불법적인 수사에 의해 조작된 기소는 국가에서 그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의 입장을 전달했다”면서도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소취소를 할 직접적인 권한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하는 것도 그럴 생각은 지금 없다”며 개별 사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과거 정치적 입장과 장관으로서의 권한 행사를 명확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과거 정치인으로서의 입장과 취임 이후 장관으로서의 법적 권한 행사를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뿐 아니라 검찰 인사·감찰권도 갖고 있는 만큼 대통령 사건 관련 공정성 논란을 피할 구체적인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변호사 시절 성범죄 사건 피고인을 변호한 이력도 검증 대상이다. 김 후보자는 “소속 로펌에서 수임한 사건인데 제가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건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야권은 구체적인 사건 수임 경위와 변론 내용을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재임 당시 일부 당직자에게 지급한 급여 중 일부를 특정 계좌로 돌려받았다는 이른바 ‘급여 페이백’ 의혹도 제기돼 당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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