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명 중 9명, 순환인사 확대에 '부정적'…"출퇴근·일가정 양립 어려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9월 04일, 오후 04:3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경찰청이 추진하는 순환인사 확대와 감찰 인력 증원을 두고 현장 경찰관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경찰관 96%가 순환인사 확대에 부정적이었고 감찰 인력 증원에도 87%가 반대했다.

서울경찰청. (사진=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사진= 연합뉴스)


4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산하 강제순환인사반대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순환인사 확대에 대해 응답자의 96.3%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매우 부정적’이 86.3%, ‘대체로 부정적’이 10%였다.

순환인사가 확대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중복응답·최대 2개)으로는 ‘출퇴근 거리 증가 및 생활권 변화’가 76.6%로 가장 많았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46.6%), ‘조직에 대한 신뢰 및 근무 의욕 저하’(38.4%), ‘관내 지리 및 주민 특성 파악 부족’(37.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사관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교체될 경우에는 ‘수사 노하우 단절 및 전문성 저하’(24.8%)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수사부서 기피 심화(21.1%)와 사건 연속성·공소 유지의 어려움(21%)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감찰 인력 증원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7.4%가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감찰 인력이 늘어날 경우 법 집행이 위축될 것이라는 응답도 86.2%에 달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69.6%는 감찰 활동이나 내부 지휘가 수사 판단 또는 활동을 위축시키는 압박으로 작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부당한 수사지시나 감찰상 압박을 받더라도 현행 이의제기 절차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77.1%였다.

이에 수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부당한 수사지휘 또는 감찰상 요구에 대한 거부권 등 제도적 장치 마련’(52%·중복응답)이 가장 많이 꼽혔다. ‘수사관 1인당 적정 사건 수 관리’(49.2%)가 뒤를 이었다.

자유응답에서도 ‘순환인사 제도 전면 폐지’(31%)가 가장 많았다. ‘개인 일탈을 조직 전체로 확대하는 보여주기식 행정 지양’(24%), ‘일과 가정 양립 방안 강구’(18%) 등의 의견이 뒤따랐다.

이번 조사는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지난 7월 발표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에 대한 현장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9000명이 참여했다. 가중값을 적용한 사례 수는 3000명이다. 별도의 성·연령·지역별 할당 없이 온라인에서 자율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2027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순환인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대상 계급을 경감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투위는 지난달 두 차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강제 순환인사 방침 폐지와 감찰 부서 증원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릴레이 삭발 투쟁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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