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근처에 묶여 사는 개(어웨어 제공) © 뉴스1
반려동물을 폭염·혹한에 그대로 방치하거나 충분한 먹이와 물을 주지 않는 등 최소한의 돌봄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첫 관문을 넘었다.
동물이 실제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린 뒤 처벌하는 데서 나아가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4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보호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실외에서 키우는 동물에게는 더위와 추위, 눈·비, 직사광선 등을 피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줄에 묶어 키울 경우 원칙적으로 줄 길이를 2m 이상 확보하고 줄에 엉키거나 목이 졸려 고통이나 상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합한 먹이와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분변과 오물을 제거하는 등 사육공간은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사육공간이 보호자의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동물의 위생·건강 상태도 정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일명 '밭지킴이견', '마당개'로 키울 시 2m 이하 목줄, 휴식공간 미제공 등 사육관리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전망이다(어웨어 제공). © 뉴스1
혹한에 짧은 줄에 묶여 밭 근처에 방치된 개(어웨어 제공) © 뉴스1
하지만 그동안은 이러한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제재하기 어려웠다. 관리 의무 위반으로 동물이 상해를 입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실제 피해가 발생해야 동물학대로 처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동물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사육·관리·보호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폭염에도 개를 그늘이나 집 없이 옥상에 방치하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밭 등에 묶어두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살피지 않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구조를 목적으로 시작했더라도 여러 동물을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이른바 '애니멀 호딩' 역시 사육환경과 관리 상태에 따라 행정 개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조한 개들이 늘어나면서 적절한 돌봄이 어려워져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이어진 애니멀 호딩 현장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지금까지는 동물이 실제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피해가 발생한 뒤에야 대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과태료 규정이 시행되면 폭염 방치나 열악한 사육환경 등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제도가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모호한 부분을 보완하고 동물의 종류와 특성에 맞는 세부적인 사육 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동물학대 범죄자에 대한 '동물사육금지명령'도 담겼다. 동물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힌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일정 기간 동물의 사육·관리·보호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이번 법 개정이 동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뒤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물을 보다 일찍 발견하고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