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가 막을 올리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폴더폰으로 불꽃 쇼를 촬영하는 노년층부터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감상에 잠긴 젊은이들까지,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 가을밤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가 열리는 모습이다.(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올해 22회째를 맞은 행사는 ‘당신의 빛을 찾아서(Your Infinite Colors)’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누군가는 뜨겁게 빛나고 누군가는 조용히 반짝인다’ ‘누군가는 눈부시게 빛나고 누군가는 별처럼 스며든다’는 의미가 담겼다.
오후 8시가 되자 어둠이 내려앉은 한강 위로 첫 불꽃이 힘차게 솟아올랐다. 금빛 불꽃이 분수처럼 쏟아지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별 같다”, “땅이 울린다”, “황금 비가 내린다”는 각양각색의 반응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불꽃을 마주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는 황홀함이 묻어 났다.
부드러운 음악으로 막을 연 영국 대표팀의 불꽃 쇼에 시민들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또 불꽃의 방향에 따라 몸을 돌리며 집중하기도 했다. 어린 자녀가 불꽃을 잘 볼 수 있도록 목마를 태운 부모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가 열리는 모습이다. 어린 자녀가 부모의 목에 올라타 불꽃놀이를 감상 중이다.(사진=강민혁 수습기자)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삽입곡 ‘소다팝’(Soda Pop)에 맞춰 불꽃이 춤추듯 터지자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며 즐겼다.
강변 맨 앞줄에 자리를 잡은 정모(25) 씨는 “오늘 새벽 6시 반부터 기다려서 총 13시간 넘게 대기했는데 오래 기다린 만큼 설렘이 더 크다”며 두 손을 모아 보였다.
인천에서 왔다는 김민정(15) 양은 “오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보니까 힘든 마음이 사라졌다”며 감탄했다.
불꽃을 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과천에서 왔다는 60대 공무원 박모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걸 참 잘한다. 감동이다”라며 “정치도, 경제도 모두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인이 부부돼 아이 데리고 오고, 92세 할머니도
올해로 22회째 열리는 행사인 만큼 지나간 추억을 곱씹는 시민들도 있었다. 정유진(38)씨는 “결혼하기 전에 남편과 왔었는데 오늘은 딸도 같이 왔다. 너무 뜻깊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남에서 어린 남매를 데리고 온 40대 부부는 “연애할 때는 온 적이 없는데, 아이들에게 현장에서 보여주고 싶어서 큰 결심을 하고 왔다”며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10년 전에 아들 부부와 와보고 올해는 혼자 불꽃축제를 보러 왔다는 92세의 한 할머니는 “건강하니까 혼자서라도 보고 싶어서 지하철을 두번 갈아타고 혼자 왔다”며 “세상에 이런 걸 어디서 보겠나. 다 예뻐서 너무 좋다”고 연신 박수를 쳤다.
이번 축제에는 원효대교를 활용한 ‘타워불꽃’과 ‘브릿지 연출’이 주요 관람 포인트로 꼽혔다. 다리 상공 양쪽에서 불꽃을 대칭으로 쏘는 ‘데칼코마니’로 멀리 있는 관객들도 만끽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10시까지 여의나루역 통제…인근 지하철역으로 분산 유도
한편 본행사 도중에도 크고 작은 혼란이 이어졌다. 불꽃쇼가 시작되자 더 나은 시야를 위해 강변 앞으로 사람이 몰리면서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한화 측 안전요원들은 통로에서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여달라” “오른쪽으로 붙어서 이동해달라”고 연신 외쳤다.
교통 통제도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11분께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는 여의나루역을 무정차 통과 중이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예정돼 있었지만, 예상보다 역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서 50여분 빨리 무정차 통과가 시작됐다.
현장 상황에 따라 인근 역에서도 출입구 통제나 무정차 통과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경찰은 행사 종료 직후 귀가 인파가 여의나루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샛강·대방·신길역 등 인근 지하철역으로 분산 이동을 유도할 방침이다.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구간은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다. 원효대교는 불꽃류 설치와 해체를 위해 오전 9시부터 다음 날인 6일 오전 3시까지 양방향 통행이 제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