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제청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기존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할지, 후보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후보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을 지다. 현행 법원조직법에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월 후보추천위가 추천한 4명 가운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지난달 18일 제청했다. 추천위가 후보자를 추천한 뒤 약 7개월간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고, 양측이 물밑 조율 과정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조 대법원장은 사전 협의 없이 손 후보자를 서면 제청했다. 대통령실은 열흘 뒤인 지난달 28일 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당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밝혔다. 이는 청와대가 추천위의 추천후보 중 다른 인물을 재제청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법원조직법상 추천위는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면 해산된 것으로 보는 만큼 법조계에서는 재제청을 위해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 재구성을 택할 경우 대통령실의 재제청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 양측의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하면 대통령실의 요구에 따라 후보자를 다시 선택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대법원과 청와대의 대치는 지속되고 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면 대통령은 수동적으로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각자의 권한이 존중돼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기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흥구 대법관이 퇴임하면 대법관 공석이 두 자리로 늘어날 수 있었으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국회에 제출되면서 추가 공백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재제청 방식을 둘러싼 사법부와 행정부의 갈등이 ‘2라운드’로 이어지만 상고심 재판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통상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3개 소부로 나뉘어 사건을 심리하지만 현재는 대법관 1명이 공석인 1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