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은 '음쓰' 아니었네요"…쓰레기 버리기도 '연습 필요'

사회

뉴스1,

2026년 9월 06일, 오전 06:00

3일 오전 서울 중구 '쓰레기연구소 새롬'에서 김춘옥 씨(71)가 폐 투명 페트병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기계에 모아온 페트병을 투입하고 있다. 26.09.03 ⓒ 뉴스1 이상혁 기자
"고추장 같은 경우도 재활용이 될 거다 생각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서울 중구의 쓰레기 연구소 '새롬'에 종량제봉투를 교환하러 온 김춘옥 씨(71·여)는 한 손에 빈 페트병이 가득 든 가방을 든 채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류는 염도가 높아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해도 가축 사료 등으로 재활용할 수 없어 일반쓰레기로 분리 배출해야 하지만 이에 관해 제대로 아는 이는 많지 않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재활용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 배출하는 방법에 대해 우리 사회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학회 류호재·윤순진 연구팀이 지난 3월 '분리배출 역량 척도'를 조사한 결과 쓰레기의 올바른 배출법을 맞춘 이는 58%에 그쳤다.

폐건전지 60개면 종량제 봉투 3장 무료…'자원순환' 실천하는 쓰레기연구소
서울시 중구 쌍림동 소재 '쓰레기연구소 새롬'(새롬)은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알리고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주민 체험 센터다.

새롬에는 지난 한 해 3322명의 주민이 찾아 943회에 걸친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중구는 2024년부터 서울시 '자치구 재활용 성과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원순환의 날'을 사흘 앞둔 지난 3일 뉴스1 취재진이 찾은 새롬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와 맞교환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네 주민인 김 씨도 이날 폐건전지 60개를 종량제봉투 3장과 교환하기 위해 새롬을 찾았다. 그는 "와서 보니 재활용의 절차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며 모아온 폐페트병을 포인트로 적립했다.

새롬은 안 쓰는 학용품, 서적, 조리 도구 등을 나눌 수 있는 '새롬 공유 선반'과 재활용품을 이용한 비상설 예술품 전시 등도 함께 하고 있다. 자원 순환을 알리는 취지다.

새롬에서 안내 업무를 하는 이상철(71·남) 씨는 "수량 제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 사람이 수십 개를 다 가져가는 경우는 없다"며 "아나바다의 개념으로 서로 나누는 것"이라고 뿌듯하게 웃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쓰레기연구소 새롬'에서 최연준 중구청 청소행정과 주무관이 과자봉지의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소개하고 있다. 26.09.03 ⓒ 뉴스1 이상혁 기자


'쓰레기 버리기'도 체험이 필요하다…"헷갈린다면 '비·헹·분·섞' 기억”
새롬에서 주민 반응이 뜨거운 공간 중 하나는 '쓰레기 버리기'를 경험하는 분리수거 체험장이다.

매일 같이 버리는 쓰레기를 굳이 '체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연준 중구 청소행정과 주무관은 일상에서 쓰레기가 잘못 버려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흔히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는 샴푸 펌프는 사실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최 주무관은 "펌프가 자동으로 올라오도록 하는 안쪽 스프링이 고무와 플라스틱이 섞인 복합재료기 때문"이라며 "교육이 많이 이뤄지다 보니 이전보단 많이 (올바른 배출법을) 아시지만 아직 샴푸 펌프 같은 경우를 많이 헷갈려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자봉지는 폐비닐이지만 일반쓰레기로 오해되고, 칫솔은 머리 부분에 칫솔모를 붙잡고 있는 부분이 금속이라 재활용이 어렵다"며 특히 분리배출이 헷갈릴 때는 '비우고·헹구고·분리하고·섞지 않기'라는 '비·행·분·섞' 원칙을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주민 교육과 시스템 결합해야…"EU 시행 '디지털 제품여권' 한국도 필요"
전문가들은 자원순환 인식을 높이기 위해선 이러한 지역 사회 프로그램이 실천과 연계되도록 정책적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자원 순환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센터가 좀 더 많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분리배출 체계에서 고품질 재활용의 어떻게 할 것인지를 좀 더 고민해야 한다"며 "시스템의 개선 목표와 주민들의 인식 교육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쓰레기는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못 하는 경우들도 많다"며 "(새롬과 같은 센터가 있으면) 자원순환을 고민하고 경험도 나누는 의미에서 좋다"고 했다.

특히 윤 교수는 "순환경제를 위해선 주민 차원의 노력과 동시에 기업과 정책도 함께 가야 한다"며 유럽 연합(EU)을 중심으로 확대 중인 '디지털 제품여권'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제품여권(DDP)이란 시장의 유통되는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자원 추출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 코드로 기록해 공개하는 제도다.

EU 내에서 생산하거나 EU로 수출하는 모든 기업은 DDP 도입해야 하며 유럽의 경우 제품군별 DPP 의무화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쓰레기연구소 새롬'에 위치한 '분리배출 퀴즈'의 모습. 이곳에선 방문객들에 헷갈리는 분리배출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26.09.03 ⓒ 뉴스1 이상혁 기자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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