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출근하며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6.9.4 © 뉴스1 안은나 기자
이흥구 대법관이 오는 7일 퇴임을 앞두고 있어 반년 넘게 이어져온 대법관 공백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헌정사 대법관 공백 사태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통령과 사법부가 인선 절차에서 심각한 갈등을 빚으면서 반년 넘게 공백 사태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관 공백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면서 상고심 재판 지연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법관은 7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 대법관 퇴임 후 일주일이 지난 14일에나 진행된다.
또 지난 3월 3일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은 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해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공백이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대법관의 공백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68년 전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과 사법부의 갈등으로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후임에 대한 법관회의가 제청한 후보를 대통령이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대법원장 공백이 6개월가량 이어진 적은 있다.
그러나 대법관 공백 사태가 6개월 넘게 이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대법관 공백 사태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지연 사유가 국회에서의 반대와 청문 절차 지연 등이었고, 이마저도 3개월을 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2012년 7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4인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가 지연돼 약 23일간 소부 심리에 참여하는 12명의 대법관 중 3분의 1인 4명의 공백이 발생한 적도 있다.
특히 안대희 전 대법관 후임 대법관으로 제청됐던 김병화 후보자가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자진 사퇴한 후 추천위의 재구성과 대법원장의 재제청을 거쳐 약 4개월의 공백이 생겼다.
강유정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법관 후보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허경 기자
4명의 대법관 공백이 생긴 대법원은 2부에 속한 양창수 대법관이 1부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구속사건과 민사사건 등에 관여하는 등 비상 직무대리 체제를 가동했었다.
2011년 말에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취임 전 약 한 달 반간, 2015년 박상옥 대법관은 약 3개월, 김상환 대법관도 약 2개월간 공백이 있었다.
2024년 1월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의 경우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대법원장 공백 사태로 인선 작업 착수가 지연되면서 약 2개월간 공석이 계속된 바 있다.
청와대가 이 대법관 후임에 대해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조 대법원장이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추천 후보 3명 중 다시 제청할지, 후보 추천위를 다시 꾸릴지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주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고 예고했으나, 지난달 30일 갑작스러운 부친상으로 공식 발표가 이번 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대법원의 공식 입장 발표는 이르면 이번주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다시 꾸리겠다고 결정하면 추천위의 추천 절차가 다시 진행되고 청와대와의 협의 및 합의를 처음부터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존 후보 중에서 재제청을 할 경우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다.
또 조 대법원장이 이 같은 결정을 할 경우 기존 추천 후보 중 재제청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여권 등과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대법관 공백 사태는 6개월을 넘어 초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법관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소부 재판 심리는 물론,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심리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현재 전원합의체에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사건과,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