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달랬더니 신상 퍼져"…구글 정보유출에 성평등부 긴급 대응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08일, AM 10:00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이 피해영상물을 지워달라며 구글에 제출한 개인정보 및 피해 호소 내용과 정부 기관의 협조 요청이 해외 사이트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태가 발생해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8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 로스쿨 산하 연구기관의 프로젝트 사이트 L(가명)에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물 피해자들의 삭제 요청과 신상 정보가 원문 그대로 게시됐다.

게시물에는 피해자의 이름·나이·직장·학교·휴대전화 번호를 포함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와 피해 상황을 설명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피해자를 대신해 성평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구글에 제출한 삭제 요청 정보도 일부 공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평등부는 지난달 25일 이같은 사실을 처음 인지하고 구글과 유출 사이트에 개인정보 삭제를 요구했다.

방미심위에도 긴급 차단 심의를 요청해 개인 식별정보가 노출된 경우를 포함해 200여건을 우선 삭제·차단했다.

정부 조치에 따라 지난 7일 새벽 1시부터는 한국 피해자와 정부 기관이 구글에 제출한 삭제 요청 관련 내용 일체가 해당 사이트에서 보이지 않는 상태다.

성평등가족부

성평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도 구글을 상대로 한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을 현재 중단했다.

디성센터는 그동안 불법영상물 삭제 요청 업무를 하며 구글이 정보 공유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에서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지만, 피해자 정보가 외부에 노출된 사례가 실제로 확인되면서 추가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이트에 한국 피해자 정보가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규모로 게시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구글이 이용자의 삭제 요청을 L 사이트에 넘긴 건 2002년부터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구글의 민감 정보 처리 방식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과거 삭제 요청을 받을 때 해당 정보를 연구 목적으로 외부 기관과 공유하는 데 동의하는지를 이용자에게 확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2일부터 관련 동의 절차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구글에 동의 절차를 없앤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성평등부는 지난 5일 원민경 장관 주재로 구글코리아 부사장 등이 참석한 대면회의를 열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피해 규모와 정보 유출 경위, 조치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요청했다.

이어 6일에는 성평등부 장관 주재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구글과 해당 사이트의 성폭력처벌법,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여부를 검토했다.

7일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구글싱가포르 책임자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조치 상황과 재발방지 방안을 점검했다. 같은 날 2차 관계기관 회의도 열고 기관별로 가능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구글은 외부 사이트로 전달할 정보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재발방지와 정보 보호 확약을 요구한성평등부 요청에 따라신뢰·안전 부문 글로벌 부사장 명의의 '재발방지 조치 이행' 등을 약속하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제출했다.

성평등부는 구글의 재발방지 조치와 안전성을 검토한 뒤 피해영상물 삭제 요청을 재개할 방침이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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