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도 때리면 안 돼”…'과격 아동' 제지하다 멍들게 한 교사, 무죄 확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08일, PM 05:01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과격한 행동을 하는 아동을 제지하던 중 팔에 멍을 들게 한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교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과격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달래려다 아이 팔에 멍이 들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치원교사 A씨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자, 전교조 세종지부 회원들이 2025년 4월 24일 세종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해
과격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달래려다 아이 팔에 멍이 들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치원교사 A씨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자, 전교조 세종지부 회원들이 2025년 4월 24일 세종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해 "징계를 유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 처벌) 혐의로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유치원 교사 A씨에 대해 상고하지 않았다.

A씨는 2023년 세종의 한 유치원에서 6세였던 B양에게 “울면 놀이터에서 못 논다. 아무리 화가 나도 친구나 선생님을 때리면 안 된다”고 한 뒤 B양이 울면서 양팔을 휘두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자 아동의 양팔을 강하게 잡아 팔에 멍이 들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거나 학대의 고의가 없었고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더라도 B양과 다른 원아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에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적절한 훈육이 필요한 상황이었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보육 내지 훈육 행위로서 사회 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세종교육청은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유치원 교사 120여명이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자 결과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후 항소한 A씨 측은 2심에서도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훈육 행위이자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이뤄진 정당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지난 5월 공판에서 “피해 아동 및 주변 원아들의 신체 안전이라는 보호 법익은 제지로 인해 발생한 경미한 멍이라는 침해의 법익보다 현저히 우월하다”며 “여러 차례 언어적 제지에 불응하고 행동이 격화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신체적 제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1심 재판부가 판결 근거로 언급한 유아교육법 시행령의 특정 조항은 사건 발생 이후인 2024년 2월 신설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소급 적용해 A씨에게 불리한 판단을 내린 것은 죄형 법정주의 원칙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취지였다.

A씨도 “피해 아동과 그 외 다른 원아들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고자 한 행동이었는데 신체적 학대로 판결이 내려진데 대해 당혹스럽다”며 “재판부가 저의 억울한 사정을 잘 살펴 주셔서 현명한 판단 내려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1심에서 유죄로 본 혐의도 유죄라며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 아동을 때려 볼에 멍을 들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사건을 들여다본 대전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구창모)는 “교육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교사가 상당한 정도의 재량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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