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끼리 결혼하면 기초수급자”…주말마다 투잡 뛴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08일, PM 05:39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사회복지사 A씨는 주말마다 행사 현장에서 부업을 할 뿐만 아니라 대리운전도 한다.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서다. 겸직 금지라는 건 알지만 이 바닥에서 부업을 하지 않고선 돈을 모을 수 없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B씨는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끼리 결혼하면 기초수급자가 된다”며 “여자친구와 함께 아파트 전세 대출을 갚으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호소했다.

저임금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업에 나서는 청년 사회복지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쿠팡 배달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일로 부족한 소득을 충당하고 있었다.

7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라이더가 배달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라이더가 배달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는 이 같은 내용의 ‘투잡 뛰는 정규직 청년사회복지사-설문·면접조사를 통해 본 청년 사회복지사 노동실태 보고서’를 발행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2월 9일부터 3월 6일까지 사회복지종사자 7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만 34세 이하 청년 사회복지사 15명의 심층 면접 결과를 담았다.

청년 사회복지사들이 부업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임금을 꼽았다. 설문에서 자신의 임금이 비슷한 연령대 직장인보다 ‘부족하다’고 답한 비율은 85.7%에 달했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11.2%였고 ‘충분하다’는 답은 3.1%에 그쳤다.

낮은 임금에 더해 야근을 하고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났다. 일부 시설은 한 달에 인정하는 연장근로시간을 20시간까지 제한하고, 시간을 넘겨 일하면 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대체휴가로 대신한다. 이들은 업무가 밀릴 때면 대체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정시에 퇴근하지 못했다는 응답자 중 79.8%는 과도한 업무량을 이유로 들었다.

낮은 임금과 과도한 업무는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려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졌다. 전체 응답자의 37.3%는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사회복지시설 근무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고용형태 등에 따라 달라지는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설에 따라 다른 인건비 기준과 경력 인정 방식 개선 △비정규직 차별 금지 △같은 업무에 대한 같은 임금 지원 △일한 시간에 맞는 보상 △최소 승진연수 도입 등을 제안했다.

박유빈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회복지지부장은 “정부는 사회복지사 임금 문제가 논의될 때마다 ‘공무원 수준에 맞추겠다’고 해왔다”며 “정부가 사회복지사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하지 않으면 사회복지 전달체계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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