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9 © 뉴스1 이종수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당초 '기소 의견'을 냈다가 최종적으로 '기소유예'로 선회해 처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 관련 수사는 2022년 11월 바이오·제약 벤처기업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정치권 로비가 있었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었고, 이원석 검찰총장이 재임했던 시기였다.
수사를 맡았던 서울서부지검은 2023년 1월 김 후보자의 지인이자 브로커인 사업가 양 모 씨의 자택과 제넨셀 사무실, 강 모 제넨셀 창업주 관련 대학 산학협력단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듬달인 2월 추가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수사팀은 같은 해 12월 강 씨에 대한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지만, 이듬해 1월 재청구 끝에 신병을 확보했다. 당시 강 씨의 1차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던 판사는 김 후보자와 2002년 전주지법에서 배석 판사로 함께 일했던 정 모 판사였다.
수사팀은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수사팀은 김 후보자가 양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전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후보자가 그 대가로 강 씨 측으로부터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보고, 김 후보자를 불구속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다. 당시 작성된 구형 계획서에는 김 후보자를 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방안까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전 총장의 임기 중 최종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총장은 2024년 9월 15일 퇴임했고, 이튿날 심우정 전 총장이 취임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박성재 전 장관으로, 한동훈 전 장관은 2023년 12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수사팀은 검찰총장 교체 후에도 김 후보자에 대한 기소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검 간부회의에서는 사건 당시 코로나19 상황과 신약 개발 목적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민원을 전달한 점, 후원금 500만 원이 실제 김 후보자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김 후보자를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는 논리가 나왔다고 한다.
대검 수사팀은 이후 1~2주 동안 김 후보자의 처분 방향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거쳐 수사팀이 대검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는 1안으로 기소유예, 2안으로 불구속 기소 방안이 담겼다.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재판에 넘기지 않을 경우 '봐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서에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도 김 후보자의 최종 처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19일 강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심사 절차를 생략하는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검찰은 강 씨의 1심 선고 8일 뒤인 2024년 12월 27일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가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었던 점도 검찰의 최종 처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김 후보자 사건은 1년 8개월 만에 다시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8일 김 후보자와 김 전 처장 등이 직권남용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했다.
경찰은 고발장과 기존 검찰 수사 기록 등을 토대로 재수사가 가능한지 법리 검토를 진행한 뒤 고발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양 씨와 강 씨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을 전달하도록 하는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로 별도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임상시험 절차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민원을 전달했을 뿐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김 후보자는 검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했어야 한다며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에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도 제기한 상태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