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야, 고마워!"…6세 심장이식 소년이 전한 안부 인사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09일, PM 04:58

선천성 심장병을 앓다 뇌사 장기기증인에게 심장을 이식받은 이온유 군(6)(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사야, 고마워! 사랑해!"
9일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에서 지난 2023년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온유 군(6)이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기증인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은 이 군은 약 2년간 심장이식을 기다렸다. 4개월 동안은 좌심실 보조장치를 달고 지냈다. 이후 2023년 뇌사 장기 기증인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 군은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동안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건강한 이 군의 모습을 지켜보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군의 어머니는 심장이식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오래 기다린 순간이라 믿기지 않는 마음이 컸고 온유가 나가서 살 수 있겠다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생명으로 얻은 기회라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온유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키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뇌사 장기기증인과 각막기증인 유가족, 생존 시 장기기증인, 장기이식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행사 주제는 '안부'다.

지난해 5월 지주막하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신장을 기증한 고 이근정 씨의 아내 장혜임 씨도 무대에 올랐다.

장 씨는 "막연하게 깨어날 것 같았고 살아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가호흡이 안 돼 살아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마음이 무너졌다"며 "기로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아이들과 상의하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남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동안 힘들었지. 고마웠어.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라고 답했다.

기증인 유가족들이 감사패를 수여받은 모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18년 두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각막을 기증한 고(故) 서채홍 씨의 딸 서정민 씨는 "가족들이 각막기증을 하자고 의논하면서 '아빠가 기뻐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 씨는 "아버지는 산이나 꽃 같은 자연 풍경을 좋아하셨다"며 "아버지의 각막을 이식받은 두 분이 산과 풍경을 보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1996년 일면식도 없는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한 승인선 씨에게는 이날 '생명나눔 30년 기념패'가 전달됐다.

승 씨는 신부전으로 투석 받던 대학 동기의 모습을 본 뒤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내 수고와 며칠의 시간으로 한 사람이라도 고통 없이 살 수 있게 된다면 이렇게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에게 '생명의 별', 사후 각막기증인 유가족에게 '리본 감사패', 생존 시 신장 기증인에게 '생명나눔 30년 기념패'가 전달됐다.

유재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가장 힘들고 슬픈 순간에 그 아픔을 넘어 다른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선택을 해주신 기증인 가족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기념식 참석자들의 단체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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