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실 대표 SNS
중증 자폐아들에 대한 깊은 부성애로 큰 울림을 준 '피터팬 아빠' 고(故) 전경철 작가가 아들을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고인의 책 '안녕, 피터팬'을 출간한 출판사 이야기장수의 이연실 대표는 8일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전 작가의 마지막 길을 전했다.
이 대표는 "어제 전경철 작가님을 보내드리고 돌아왔다"며 "전경철 작가님이 가장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할 이들 곁에 모시느라 두 군데를 다녀오니 한밤이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피터팬 아들이 살아가고 노는 모습 보시라고 아드님 전제원님이 잘 보이는 양지바른 나무 아래 수목장을 했다"며 "MBC '실화탐사대' 방송에서 전 작가가 아들에게 '또 봐 아들, 또 올게'라고 하셨는데, 다시 돌아와 이제 피터팬 아들이 땅을 딛고 걷는 소리, 공 차는 소리, 숨소리를 나무 아래서 모두 들으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생전 각별히 좋아하셨던 티라미수 케이크와 최근 들어 몸이 아파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실 때도 유일하게 드셨다는 자두, 그리고 평소 좋아하셨는데 아프신 이후로 드시지 못한 빨간 뚜껑 소주를 올렸다"며 "전경철 작가님의 어머님 아버님이 계신 공주로 또 넘어가 어머님 아버님 옆의 소나무에 모셨다"고 전했다.
이연실 대표 SNS
이 대표는 "전경철 작가님은 생전에 너무도 유쾌하고도 용감한 분이셨다"며 "시한부 인생 1년을 넘어선 의문의 피터팬 아빠라고 이제 의학계를 그만 당혹시켜야 하는데 농담하시다가도, 절대 무리하시면 안 된다, 조금이라도 아프시면 어떤 일정이든 취소하시라 말씀을 올리면 '대표님, 저는 사람들 앞에서 아픈 티 못 내요. 네버랜드 마을 세울 수 있게 제발 도와달라고 기적을 일으켜달라고 사람들한테 호소하는 놈이 곧 죽을 사람처럼 어떻게 그래요? 곧 죽을 사람한테 누가 도움을 주겠어요'라고 답하곤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피터팬 아들을 떠올릴 때마다 아들처럼 따라서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짓던, 그리고 유머를 좋아하던 전경철 작가님"이라며 "그러나 방송이나 인터뷰, 북토크를 할 때마다 작가님은 같은 대목에서 늘 우셨다. 내 아들은 살 곳을 찾았지만, 1000개의 시설로부터 거절당해 돌아 나오던 피터팬 아빠와 피터팬처럼 지금도 살 곳과 살길을 찾지 못해 울고 있는 장애인 가족들이 있을 거라고, 그때의 설움과 아픔을 잊을 수 없다고, 제발 다시는 아무도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입관식과 화장장에서 많이 울고 화장이 진행되길 기다리는 동안 혼자 걷다가, 소망의나무라는 것을 발견했다. 작가님의 너무도 아름다운 꿈이었던 피터팬재단과 네버랜드 마을, 전경철 작가님은 돌아가셨지만 우리들이, 피터팬의 사람들이 지켜내고 이뤄가게 해달라고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경철 작가님이 '나 죽으면 내 꿈 물거품 될까 봐 걱정했는데 남은 사람들이 내 꿈 더 잘 지켜내고 있다'며 환히 웃는 영정사진처럼 하늘나라에서 어머님 곁에서 웃으실 수 있도록, 저도 제 역할을 기필코 해내겠다. 지켜봐 주시라. 지켜주시라"라고 추모했다.
전경철 작가는 간암 투병 끝에 지난 6일 63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7세 청년이지만 정신 연령은 2~3세 수준인 중증 자폐아들을 20여년간 홀로 키웠다.
고인은 저서 인세와 관련 수익을 피터팬재단 설립 기금으로 기부해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24시간 돌봄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 등 공동체 설립을 추진해 왔다.
khj80@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