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없으니 공소청 검사 감축?…"필수 통제 기능마저 무력화"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10일, AM 06:30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2026.6.17 © 뉴스1 오대일 기자

검사 정원을 유지하고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는 공소청 직제안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수사권 부활 꼼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는 이러한 주장이 필수적 사법 통제 기능을 무력화해 형사사법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0일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 등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 정원은 2292명이다. 이는 현재 정원과 동일하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공소청 직제안은 전체 정원 1만 706명의 21.4%인 2294명을 감원하면서도 검사 정원은 유지했다.

이에 범여권 일각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 직무가 사라졌으니 검사 수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공소청 검사 정원을 현행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검사정원법 및 공소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검사 정원을 2292명에서 1528명으로 줄인다. 공소청 직무에서 '범죄 수사'가 제외된 만큼 검사 인력 규모를 기존처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불송치 사건을 검토하는 '사법통제부' 신설이 경찰 수사에 개입하고 이를 지휘할 의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판 검사를 늘리지 않고 사법통제부 등 수사 지휘 부서만 늘렸다"며 '검찰개혁 원점화' 우려를 제기했다.

법조계는 이들의 주장이 공소청의 사법 통제 성격과 실무 현장을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 등에 따르면 18개 지방 공소청에는 수사기관의 불송치 사건 적법성을 검토하는 '사법통제부'가 신설된다.

사법통제부는 개정 형소법상 사실관계 확인 제도를 활용해 1차 수사기관 불송치 사건의 적법성을 살핀다. 이후 부실 수사나 위법 수사가 드러나면 재수사 요구를 할 수 있다.

다만 불송치 사건에서 문제를 발견해도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는 없다.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확보한 진술·자료를 법정 증거로 사용할 수도 없다.

한 현직 검사는 "법률로 수사권을 없앤 상황에서 사실관계 확인 등 불송치 사건에 필수적인 견제 기능만을 수행하는 부서마저 없애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사·기소 분리는 경찰 수사 통제 기능까지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기소 기관은 독립된 시각에서 수사의 적법성을 심사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6.8.5 © 뉴스1 이호윤 기자

사법통제부 신설이 불송치 사건 검토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불송치 사건은 별다른 전담 부서 없이 송치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실에서 함께 검토한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불송치 사건은 추가 업무로 인식돼 집중적으로 검토하지 못했다"며 "사법통제부에서 전담으로 보면 전문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사권 폐지를 근거로 검사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논리 역시 '공판 업무의 현실적 부담을 간과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법무부는 형사재판 대응을 위한 공판 인력이 부족해 검사 정원을 최소 281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판사 정원은 2029년까지 370명 순차 증원될 예정이지만, 검사 정원은 그대로다. 검사 정원은 2014년 이후 12년째 2292명으로 동결돼 있다.

그 결과 법관 대비 검사 비율은 64%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검사 1명이 2개 재판부를 담당하는 셈이다.

법무부는 "실질적인 공소 유지를 위해서는 재판부 1개당 검사 1명의 인력배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 281명 이상의 검사 정원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1차 수사기관 수사 기록만 보고 기소하고 공소 유지를 해야 하므로 공판 검사 숫자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현직 검사는 "만일 공판 담당 부서 수가 늘지 않았더라도, 추후 검사장이 부서별 공판 담당 검사 숫자를 재량으로 늘릴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수사 심사 조직도 필요 없고 검사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경찰 수사 관련 법률적 통제를 약화하자는 이야기"라며 "범죄를 저지르고도 수사의 틈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만 좋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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