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등록정보 확인했더니 옛 주인"…'갱신제' 도입되나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10일, PM 05:07

내장형 등록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김해시 제공) © 뉴스1

동물등록을 했는데도 등록정보로 현재 보호자를 찾을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개의 중성화를 지원해도 관리되지 않은 번식이 계속된다면 유기동물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반려동물 유기를 줄이기 위해 등록부터 번식, 사육까지 제도가 실제 작동하도록 보호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려동물 유기 방지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동물등록 갱신제와 내장형 동물등록 일원화, 실외사육견 관리 등 유기동물 발생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토론에는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 △조윤주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대표 △최연식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 교수 △정예찬 수원시 반려동물센터장 △최경철 농림축산식품부 개식용종식추진단장 등이 참석했다.

개가 너무 많다?…'가정 필요한 개가 더 많은' 개체수 과잉
반려동물 유기 방지를 위한 간담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유기동물 문제의 배경으로 '개체수 과잉(Pet overpopulation)' 문제가 제기됐다.

이는 개의 절대적인 숫자가 많다는 의미가 아니다. 반려동물을 원하는 사람의 수요보다 새로운 가정이 필요한 동물의 수가 많은 상태를 뜻한다.

이형주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개는 개체수 과잉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유기동물 문제를 보호소에 들어온 이후의 구조·입양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동물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구조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계획되지 않은 번식을 줄이는 동시에 보호자의 책임 있는 사육을 유도하고, 유실·유기가 발생했을 때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는 등 발생부터 사후관리까지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등록했는데 주인은 옛 보호자…"갱신제로 정보 최신화"
반려견 동물등록 안내 현수막. 간담회에서는 동물등록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갱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 뉴스1

구체적인 대책 중 하나로는 동물등록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동물등록 이후 소유자나 주소 등이 바뀌면 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등록정보와 실제 보호자가 달라져 유기동물이 발견돼도 현재 책임자를 확인하기 어렵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은 "동물등록제의 정책 목표를 등록률 제고에서 등록정보의 정확성과 최신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정 기간마다 보호자가 정보를 확인하는 '갱신제'를 도입해 한 번 등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의 전 생애에 걸쳐 정보를 관리하자는 것이다.

이형주 대표도 "우리나라처럼 동물등록 정보를 정기적으로 갱신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변경 신고를 하지 않아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기 행위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실제 보호자를 확인할 수 있는 등록 체계가 필요하다. 채 국장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대법원 인터넷 판결서 열람 서비스에서 확인되는 동물 유기 사건은 23건이다. 모든 판결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수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다.

정예찬 수원시 반려동물센터장은 보호센터 데이터를 토대로 내장형 동물식별장치(마이크로칩)를 삽입한 동물의 보호자 반환율이 월등히 높다며 등록 방식을 내장형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경철 단장은 등록 갱신제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장형 일원화에 대해서는 현재 비문 인식 등 새로운 동물식별 기술에 대한 실증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토대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중성화 지원만 해서는 안 돼…"번식 관리도 보호자 책임"
개체수 과잉을 줄이기 위한 또 다른 과제로는 실외사육견 관리 강화가 꼽혔다.

마당이나 밭, 농장 등에서 기르는 개의 비계획적 번식이 유기동물 발생의 주요 경로로 지목된다.

정부는 이를 줄이기 위해 실외사육견 중성화 수술비를 마리당 최대 40만원 지원하고 있다.

이형주 대표는 중성화 사업이 실제 개체수 감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조사해 사업 규모와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본적인 사육관리 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개를 기르지 못하도록 제도를 강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조윤주 대표도 안전한 울타리와 적절한 사육공간을 확보해 탈출과 교미를 막는 것은 보호자의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비계획적인 번식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호센터 입소자료를 토대로 어린 믹스견이 반복적으로 유입되는 지역을 찾아 중성화와 사육환경 개선을 집중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최경철 단장은 "실외사육견 중성화 사업의 올해 예산을 확충했다"며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취약계층과 재개발 지역 등으로 지원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관 의원은 "기본적인 것만 제대로 해도 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물등록제를 갱신제 등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하고 실외사육견도 유기동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때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화와 인식도 자리 잡아야 한다"며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정책과 법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는 이재관·서삼석·윤준병·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했다. [해피펫]

이재관 의원이 주최한 '반려동물 유기 방지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badook2@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