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이날 경찰은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9월 첫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1년 만이다. 2026.9.7 © 뉴스1 황기선 기자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신라레저 후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이 국가정보원 선배였던 신라레저 고위 관계자 A 씨로부터 구체적인 청탁을 받은 정황을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김 의원에게 "국정감사에서 신라레저 측에 유리하게 질의해달라"는 취지로 청탁했고, 김 의원은 청탁을 받은 당일 바로 보좌진에게 관련 국정감사 질의를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영장에 명시됐다.
경찰은 이후 청탁 취지에 부합하는 국감 질의가 실제 이뤄지고 약 두 달 뒤 김 의원 측의 요구로 A 씨 측에서 500만 원의 후원금이 전달된 데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의혹에는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실제 국감 질의 뒤 의원실서 후원 요구 정황…500만 원 수수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한 김 의원의 구속영장에 김 의원이 2022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A 씨를 직접 만나 '스카이72 사태'와 관련한 청탁을 받은 상황을 적시했다.
A 씨는 김 의원과 국정원에서 함께 근무한 선배로 당시 신라레저 고위 관계자로 재직하고 있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토위 피감기관이었다.
A 씨는 국감을 앞두고 김 의원을 직접 만나 당시 진행 중이던 스카이72 관련 소송과 관련해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신라레저 측에 유리하게 질의해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 의원은 A 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바로 그날 보좌진에게 스카이72 관련 국정감사 질의를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스카이72는 인천공항공사와 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골프장 부지를 점유하고 있었다. 후속 운영자로 선정된 신라레저는 기존 운영자인 스카이72가 부지를 반환해야 골프장 운영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청탁 이후 실제 국감 질의도 이뤄졌다. 김 의원은 같은 해 10월 17일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스카이72의 부지 점유 문제를 질의했다.
김 의원은 스카이72의 부지 점유로 인천공항공사가 2021년에만 563억 원의 사용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1년과 2022년만 따져도 1000억 원 정도의 손해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천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의 대응이 안일하다며 "수동적으로만 대응하지 말고 형사고소 등 모든 수단을 통해 불법을 바로잡아 달라"고 주문했다.
경찰은 김 의원이 A 씨로부터 신라레저 측에 유리한 국감 질의를 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고, 당일 보좌진에게 관련 질의 준비를 지시한 뒤 실제 청탁 취지에 부합하는 질의를 한 것으로 봤다. 이후 의원실을 통해 A 씨 측에 후원을 요구해 500만 원을 받은 점까지 종합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혐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뇌물수수 혐의 등을 구속영장에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은 국감 질의 약 두 달 뒤 이뤄졌다. 경찰은 김 의원이 보좌진에게 A 씨에게 연락하도록 지시했고, 보좌진은 같은 해 12월 13일 A 씨에게 후원을 요청하며 김 의원 후원회 계좌를 전달한 것으로 의심한다. A 씨 측은 당일 50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원금은 A 씨와 배우자 명의로 250만 원씩 나눠 입금됐다. 정치자금법상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해 후원한 사람은 인적 사항과 기부 금액이 공개되지만 A 씨와 배우자가 각각 낸 250만 원은 모두 이 기준을 밑돈다. 결과적으로 후원금은 고액후원자 공개 기준을 밑도는 금액으로 나뉘어 입금됐다.
김병기 측, '국감 질의와 후원금 무관' 취지 해명
김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한 언론사에 "과거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아주 친한 선배님"이라며 국정감사 질의와 후원금은 무관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스카이72 관련 질의에 대해서도 "사실상 인천공항공사를 응원하는 질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 측은 이날(1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신라레저 후원금 수수를 비롯해 차남의 중소기업 취업·숭실대 편입 특혜 등 5개 사건과 관련한 혐의로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검찰은 영장에 적시된 혐의와 구속 필요성 등을 검토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