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월 400만원 번다…초고가 아파트 둘러싼 '세차 전쟁'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1일, AM 11:05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수십억 원대 서초·강남 일대 초고가 아파트에서 출장세차 전담 업체 선정을 두고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계약을 따내기만 하면 월 수백만 원의 수입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려지다 보니 이를 둘러싼 법정 다툼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한 고급 아파트 단지 전경.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한 고급 아파트 단지 전경.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1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초구 A 아파트 주택관리업체는 한 세차업체 대표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세차업체 대표는 자신이 출장세차 전담업체 입찰에서 떨어진 것이 부당하다며 단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업체 하나를 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초고가 아파트의 출장 세차 시장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 수입차가 많은 초고가 아파트의 특성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전담 세차업체가 되면 아파트 단지 내에 광고를 할 수 있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세차업체 대표는 “초고가 아파트 단지 하나를 맡으면 월 수입이 최소 400만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차업체 대표는 “전담 업체가 없는 아파트에는 세차업체 100곳이 몰리지만, 전담 업체가 있으면 10곳만 들어온다”라며 “경쟁자가 대폭 줄어드니 전담업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고가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세차 전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차 영업권을 입찰받아 세차업자에게 판매하는 일명 ‘세차 브로커’들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밤새 대기하며 신규 업체의 영업을 저지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같은 해에는 기존 아파트 세차업자가 세차 중이던 신규 업자를 폭행하거나, 입주민이 차량에 걸어둔 세차 홍보 현수막을 떼어내 재물손괴죄로 입건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계약 범위를 명확히 공개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전담 세차업체 선정이나 이들의 계약 범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라며 “관리사무소 측에서 내부 선정 기준 및 계약 조건을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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