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전쟁규탄파병반대평화행동 등 시민단체가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미국은 침략전쟁 중단하라! 정부는 호르무즈파병 단호히 거부하라! 시민대행진에서 파병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9.12 © 뉴스1 김민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의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주말인 12일 시민단체들이 파병 반대를 외치며 도심에서 대규모 행진 벌였다.
참여연대·자주통일평화연대 등 540여개 종교·시민·민중·평화 단체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들은 국제법을 위반한 명분 없는 전쟁에 한국 청년들과 군인들을 내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선우 스님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적 군사 행동으로 촉발된 이 전쟁은 명분 없는 침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는 대한민국 헌법 제5조가 명시한 침략적 전쟁의 부인과 국제 평화유지의 정신을 들어 파병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선우 스님은 "불 속을 뛰어들라는 강대국의 부당한 압박에 굴복하며 우리들의 소중한 자녀들을 이기적인 전쟁의 도구로 희생시킬 순 없다"며 "국익이란 이름의 포장지가 생명의 무게보다 무거울 순 없다"고 지적했다.
군 입대가 예정된 아들이 있다는 김수경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왜 우리 청년들이 트럼프가 일으킨 침략 전쟁의 뒤풀이를 감당해야 하냐"며 "국익을 위해 파병을 검토한단 말은 추상적인 외교 언어가 아니라, 군에 보내는 아들이 전쟁이 벌어지는 지역에 갈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청년 노동자라고 소개한 고건 씨는 "빛의 혁명을 거쳐 들어선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도 감히 못 한 해외 파병을 추진한단 사실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한 사람의 청년으로서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제가 앞으로 수십 년을 살아갈 이 나라가 전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올바른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했다.
집회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주한미국대사관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들은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선 호르무즈 파병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호르무즈 파병 반대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오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파병 거부 결단을 촉구하는 평화연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진보 성향의 촛불행동도 이날 오후 5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압력을 규탄하며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종각역 일대를 행진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동맹국 한국이 미국을 돕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나토와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지만,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한국이 예시"라고 말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며 "정부는 호르무즈 내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 동참해 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전했는지, 이란 측에서 어떤 것을 질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부가 파병과 '기술적 지원'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 측에 "파병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현지 조사단의 중동 방문이 반드시 파병을 전제로 한다거나 파병을 준비한다기보다는 전반적인 상황을 평가하고 검토하기 위한 단계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