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라인 대여소에 비치된 인라인의 모습. 2026.09.11 © 뉴스1 강서연 기자
"오랜만에 인라인을 타면서 어릴 때 추억에 잠시 빠져들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을 찾아 인라인을 탔다는 이효원 씨(29·여)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고 있었는데 인라인 관련 영상이 연속으로 5번 이상 뜨더라"며 "요즘 다시 유행하는 것 같아서 트렌드를 따라 직접 타러 가봤다"고 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조금 휘청거리기도 했는데 흔히 말하는 '머슬 메모리'(몸으로 기억하기)인지 금방 감을 되찾았다. 어릴 때 인라인을 정말 많이 탔는데 성인이 되고 오랜만에 다시 탔는데도 몸이 기억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탈 수 있어서 신기했다"며 "제가 생각보다 꽤 잘 타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1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여의도공원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시절 인라인을 타고 놀았던 기억을 가진 세대가 성인이 된 뒤 다시 인라인을 찾는 모습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인라인 체험 후기와 준비 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라인에 피부가 쓸리지 않도록 발목이 긴 두꺼운 양말이나 긴바지를 착용하고, 발목이 뒤틀리지 않도록 인라인 착용 시 발목 부분을 단단히 조여야 한다는 등의 정보가 공유되는 식이다.
키워드 검색량 조회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네이버의 '여의도 인라인' 검색 건수는 3500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검색량은 지난달보다 약 130.83% 상승한 554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씨는 저렴한 이용료와 뛰어난 접근성도 여의도공원 인라인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하기 편하다는 점이 좋았다"며 "공간도 넓어서 인라인을 타기도 좋았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에 '인라인'을 검색한 모습. (인스타그램 갈무리)
연인과 데이트 코스로 인라인을 타러 갔다는 정다운 씨(30·여)도 어린 시절 인라인을 타던 기억을 떠올렸다.
정 씨는 "초등학생 때 아빠에게 배웠던 인라인은 쉽고 재밌었는데 30대 어른이 돼 타보니 너무 무서웠다"며 "넘어질 것부터 걱정하니 발목까지 힘이 들어가 긴장이 돼 타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겁이 이렇게 많아졌나 싶어 감회가 새로웠다"며 "넘어질 걱정보다 씽씽 달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어린 시절의 제가 그립기도 하고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넘어질 것이 두려워 발이 떨어지지 않았던 정 씨는 결국 킥보드로 교환해 탔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생 이후로 인라인을 처음 타는 30대인 저와, 숙련자처럼 쌩쌩 달리는 어린 여자아이를 보니 재밌기도 하고 신기했다"며 "평상시엔 아이는 늘 미숙하고 어른은 잘 해내는 역할이라고 느꼈던 것 같은데 반대가 되니 오히려 즐거웠다"고 했다.
여의도공원에서 인라인 대여소를 운영하는 김 모 씨(74)도 젊은 세대의 방문 증가를 실감했다. 김 씨는 "주로 2030세대가 오후나 저녁때 많이 온다"며 "4000원이면 인라인을 1시간 동안 타고 놀 수 있으니 많이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라인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SNS를 통해 새로운 경험으로 재발견되며 2030세대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접근성, 선선해진 날씨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여의도공원을 중심으로 인라인을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성장하고 나이가 들수록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 되고 경쟁도 치열해진다"며 "이 때문에 성인이 된 뒤 어린 시절의 편안함과 따뜻함을 떠올리게 하는 물품을 찾게 된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어릴 때 가지고 놀았던 물건이나 당시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물품을 통해, 행복했고 모든 것이 허용됐던 시절의 감정을 회상하려는 것"이라며 "키덜트 용품 등이 인기를 얻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