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 2026.9.11 © 뉴스1 김민지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대에 오른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보름여 앞둔 중차대한 시점이지만, 청문회는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과 현직 판사와의 유착, 배우자·자녀 관련 가족 특혜 등 신상 의혹을 둘러싼 공방에 집중될 전망이다.
13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여야는 실시계획서에는 합의했지만 증인·참고인 채택에는 실패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이 모두 채택되지 않으면서 후보자의 답변과 제출 자료만으로 의혹의 실체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다.
'신약 로비'부터 '가족 특혜'까지…꼬리 무는 의혹·논란들
최대 쟁점은 바이오·제약 벤처기업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사업가 겸 브로커 양 모 씨의 부탁으로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식약처는 김 후보자가 문자를 보낸 뒤 2주 만에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김 후보자는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니라 공익적 고충 민원을 단순히 전달한 것"이라며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심사의 공정성을 훼손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코로나19 상황에서 운영된 '고(GO)·신속 프로그램' 기준에 따라 처리된 것이라며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2년 전 검찰의 처분 경위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의 식약처 로비 의혹(알선뇌물약속 혐의)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당시 수사팀의 '기소계획서'를 공개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해당 기소계획서에는 김 후보자를 불구속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겠다는 방안이 담겼었다.
김 후보자는 민원 전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법 청탁 의혹'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이 짜깁기 방식으로 공개돼 사실관계가 왜곡됐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이 검찰 내부 문건인 기소계획서를 입수한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직 부장판사와의 유착 의혹도 쟁점이다. 김 후보자는 2022년 양 모 씨, 정 모 부장판사와 함께 찍은 '3인 셀카' 사진이 최근 공개됐는데, 정 부장판사는 이듬해인 2023년 12월 제넨셀 대표 강 모 씨의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여기에 정 부장판사의 아들이 영장 기각 약 6개월 뒤인 2024년 중반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영장 기각과 입법보조원 근무는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 명백하다", "떳떳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면접을 통해 입법보조원이란 일을 맡겼다"고 해명했다.
배우자가 근무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정부 바우처 수익과 두 자녀의 채용·급여도 검증 대상이다. 야당은 조합이 4년간 거둔 바우처 수익 8억7877만 원 가운데 3억3143만 원이 배우자와 두 자녀의 급여로 지급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 측은 해당 조합이 공개모집과 심사를 거쳐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 경기도당의 '급여 페이백' 의혹 △배우자 군산 부동산 재산 신고 누락 △차량 과태료 미납 의혹 △지역구 기업 대표 일가의 3000만 원 '쪼개기 후원' 의혹 △부부의 5년 치 종합소득세 지각 신고·납부 △음주운전 이력 △장남·장녀의 분당 서현동 위장전입 의혹 △아들 상습 결근 및 근무 태만 의혹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1 © 뉴스1 허경 기자
진흙탕 싸움에 '정책 검증' 실종될라…'공소취소' 격돌 전망
법조계에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신상 논란'에만 치우쳐질 경우, 정작 중요한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차기 법무부 장관은 불과 19일 앞으로 다가온 공소청 출범과 검찰 조직 재편을 마무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기관 간 협업 체계도 안착시켜야 하는 만큼, 정책 비전과 수행 역량에 대한 검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당장 공소청의 조직·인력 설계부터 쟁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공소청 직제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검찰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폐지했는데도 검사 정원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경찰 수사를 심사하는 조직을 '사법통제부'로 명명한 것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즉각 재검토에 착수했지만, 실질적인 공소유지를 위해선 검사 정원을 최소 281명 더 늘려 '1인 1재판부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해법이 묘연하다. 초대 공소청장의 인선 절차, 경찰·중수청과의 협력,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 확보, 사건 이관과 인력 배치 등도 김 후보자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김 후보자도 "정책 구상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안전·민생'을 3대 축으로 한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한편 인사청문회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 형사사건 '공소취소' 문제를 놓고도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이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에 대해 "법령과 규정에 따라 모든 업무를 신중하고 공정하게 수행하고,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철저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공소취소나 수사지휘, 사건 보고 과정에서 직무를 회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적 활동과 장관의 직무를 구분하겠다"며 "과거 입장이 사건 처리나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직무회피 등 필요한 조치는 관련 법령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