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 뉴스1
정년퇴직자에 대한 재고용이 장기간 반복됐다면 근로자에게 회사가 재고용할 것이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버스 운송 업체 A 사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사 소속 버스기사 2명은 2022년 2월 A 사 취업규칙에 따라 만 61세 정년을 앞두고 있었다. 버스기사들은 노조를 통해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했지만 A 사는 재고용을 거절했다.
버스기사들은 부당해고라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고 전남노위는 2022년 5월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A 사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 역시 같은 해 8월 버스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A 사는 재심 판정에 불복하는 소를 제기했다.
1심은 2024년 6월 A 사의 청구를 기각하며 부당해고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1심은 "버스기사들에게 촉탁직(계약직) 재고용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A 사가 이를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2심은 지난해 1월 1심을 뒤집으면서 중노위의 재심판정을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2심은 "A 사 취업규칙에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는 퇴직 후 계약직 근로자로 고용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이는 A 사에 퇴직자를 계약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수 있는 재량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지,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판결은 상고심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A 사와 소속 버스기사들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며 버스기사들은 정년 후 재고용될 것이라는 기대권을 가졌다고 봤다.
대법원은 A 사가 합리적인 이유로 재고용을 거절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노조는 공문을 통해 재고용을 요청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거부 사유를 통지해달라고 했는데 A 사는 아무런 회신 없이 정년 도달을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버스기사들이 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재고용 거절 사유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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