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0 © 뉴스1 신웅수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주 만이다.
국회의원 겸직과 기본소득당 '가족정당', 과거 이른바 '언더조직' 활동 등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른 데다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여권 내부의 반감까지 커지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장관 겸직 논란이 계속되자 사실상 의원직을 지키는 것으로 결론냈다. 또 지난 10일 강행한 기자회견은 정면 돌파를 위한 자리였지만, 결과적으로 여권과의 소통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거취 압박을 키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겸직부터 가족정당·언더조직까지…지명 뒤 논란 누적
용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장관 임명 이후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용 후보자 역시 자진사퇴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장관 겸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사실상 의원직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민주당에서도 결단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두 차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일 자체가 혜택인데 장관 후보자 지명 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건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은 배우자와 기본소득당 운영 문제로 번졌다. 배우자 당직과 급여, 당 운영 과정에서 부부가 함께 핵심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두고 '가족정당'·사당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 비공개 정파인 이른바 '언더조직' 활동도 검증 대상이 됐다. 조직 내부에 성차별적·위계적 문화가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과거 활동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34분 '정면돌파'했지만…與 비판·대통령 귀국날 회견 역풍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34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했다.
장관직과 의원직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언더조직 활동은 조직 내 성차별·위계적 문화가 존재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낙태 금지, 혼전 순결이라는 여덟 글자가 저의 신념이었던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기본소득당 운영과 배우자 관련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핵심 쟁점을 비껴갔다는 지적은 계속됐다. 특히 겸직 문제는 법률상 가능 여부보다 두 차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느냐가 쟁점이었지만, 용 후보자는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을 앞세웠다.
해명 과정에서 민주당을 직접 겨냥한 것도 여권 내부의 반감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회견 시점과 방식도 부담을 더했다. 이날은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날이었다. 용 후보자는 청와대와 별다른 사전 조율 없이 회견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 장관 후보자가 독자적으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까지 공개 비판한 모양새가 되면서 여권 내부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與 "엄중히" 기류 급변…3일 만에 다시 회견장
민주당 지도부의 기류도 달라졌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용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며 당 안팎의 평가와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의 설명과 검증을 지켜보자는 분위기에서 한발 나아가 당내에서도 용 후보자가 직접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13일에는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까지 번졌다.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에게 설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지만, 여권에서는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같은 분위기가 결국 여권의 자진사퇴 압박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용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로써 용 후보자는 지명 2주 만에 후보직을 내려놓게 됐다.
hj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