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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다 수업을 잘 따라가는데 왜 나는 못 할까."
학업과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던 이한영 군(가명·17·남)은 2024년 종합 심리검사를 받고, 자신이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 군의 생활은 바뀌지 않았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아 특수교육을 비롯해 아동의 인지적 특성에 맞는 별도의 교육적 지원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학업과 또래 관계로 스트레스가 심해진 이 군은 지난해부터 점차 등교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수행평가나 중간고사를 앞두고는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뒤늦게 학교에선 위클래스 상담, 학업중단 숙려제를 통해 멘토링을 진행했지만 이미 어려움이 누적된 이 군은 이 프로그램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이 군의 가족이 올해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자퇴 이후 이 군의 생활은 더 안 좋아졌다. 이 군은 방 청소와 개인위생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부 활동과 사회적 관계가 크게 줄어들자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은둔하며 지내고 있다.
'학습 지원 대상' 선별된 경계선 지능인 몇 명?…교육부도 정확한 통계 없어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장애인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별도의 교육 지원을 받지 못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습 지원 대상 학생'으로 선별되면 정규 수업 외 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경계선 지능인이 별도로 학습 지원 대상 학생으로 선별되는 체계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 수준으로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적 장애의 범주엔 해당하지 않아 특수학급에서 교육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일반학급에서 비장애인 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받지만, 인지적 능력이 떨어져 학업을 따라가긴 쉽지 않다.
사실상 경계선 지능 학생의 경우 '학습 지원 대상 학생'으로 선별돼 교육 지원을 받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학습 지원 대상 학생이란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으로, 정규 수업 외 추가 학습이 필요한 학생을 의미한다. 특수교육 대상은 아니어도 기초학력을 향상할 필요성이 있는 학생들이 교사 추천에 의해 학습 지원 대상 학생으로 선정된다.
하지만 학습 지원 대상 학생 중 경계선 지능인이 몇 명인지 통계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초학력이 떨어져 정규 수업 외 교육 지원을 받는 '학습 지원 대상 학생' 중 경계선 지능인이 몇 명인지 집계한 국가 차원의 통계는 전무하다.
전국 28만 3294명에 달하는 학습 지원 대상 학생 중 경계선 지능 학생이 총 몇 명인지는 소관 정부 부처인 교육부도 '추정'할 뿐이다. 교육부 측은 경계선 지능 아동의 수를 묻는 질문에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 초등학생은 3.6%(약 8만 4000명), 중학생은 3%(약 4만 10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지능지수가 떨어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정작 학습 지원 대상으로 별도 선별돼 관리되진 않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 밖의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서 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한 교육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연간 지원 학생은 2025년 기준 7000여 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경계선 지능 초등·중등 학생이 12만 5000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5.6%(6844명)만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이용하는 셈이다. 경계선 지능 고등학생의 수는 추정치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계선 지능 초·중·고등학생의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이용 비율은 실제로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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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지원 사각지대 속…학교 적응 못 해 등교거부·자퇴까지
이러한 교육 지원 사각지대 속에서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각할 경우 학업을 아예 포기하고 등교 거부, 자퇴하는 경우도 있다.
초록우산에 따르면, 박채현 양(가명·15·여)은 2024년 종합 심리검사를 실시해 경계선 지능을 확인했지만 이후에도 인지적 특성에 맞는 별도의 교육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결국 올해 자퇴에 이르렀다.
아동이 검사 등을 통해 경계선 지능임이 밝혀져도 상급 학교에 진학할 때 이 사실이 공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박 양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경계선 지능인이란 인지적 특성 등이 학교에 공유되지 못했다.
박 양은 결국 특성을 고려한 학습 지원이나 상담 등 지원을 충분히 안내받지 못해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절정에 달했다. 박 양은 우울감을 호소하다 등교를 거부했고 자퇴했다. 자퇴 과정에서도 경계선 지능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대안교육이나 학습 지원에 대한 충분한 안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미화 의원은 "교육 정책의 공백이 경계선 지능 아동에게서 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멀어지게 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선별 기준부터 세우고, 학령기의 맞춤형 지원이 성인기의 학습과 자립으로 이어지도록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