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병실 환자에 "인간 쓰레기네"…대법 "모욕죄 해당 안 해"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15일, PM 12:00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같은 병실을 쓰면서 갈등을 빚던 환자에게 다른 환자들이 듣는 가운데 "인간쓰레기"라고 말했더라도 이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불만을 거칠게 표현한 충동적 발언일 뿐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모욕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모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에 환송했다.

A 씨는 2021년 4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인근 도로에서 경찰관에 관한 허위사실을 기재한 현수막을 게재하고, 이를 유튜브 채널에 올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더불어 2023년 10월 대구의 한 병원에 입원 중 병실 전등 점등 문제로 시비가 붙은 20대 여성 B 씨에게 "인간쓰레기네"라고 말해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 씨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2심도 모욕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형량을 다소 줄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다른 환자들이 있는 가운데 B 씨를 '인간쓰레기'라고 지칭한 것은 B 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모욕적인 언사"라며 "설령 B 씨가 예의에 어긋나는 다수의 행위를 했더라도 피해자를 '인간쓰레기'라고 지칭했던 것이 피해자에 대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써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만한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B 씨가 A 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중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기에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공동으로 사용하는 병실 전등을 소등하고, 개인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위해 공용 전화기 전원 플러그를 뽑는 행위를 해 말다툼이 시작됐다고 봤다.

그 과정에서 A 씨가 B 씨의 잘못을 지적하던 중 B 씨가 수긍하지 않자, 부정적 감정이 심화해 이 발언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전체적인 맥락과 표현 방법 및 의미와 정도 등을 법리에 비춰보면, 이 발언은 B 씨 행동에 대응해 이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 감정을 거칠게 나타내면서 한 단발적이거나 즉흥적․충동적 발언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B 씨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하는 등 명예 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보일 뿐, 객관적으로 B 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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