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쳐도 신고 안하기"…제주 주차장에 우르르 모인 10대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5일, PM 03:52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제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10대들이 이른바 ‘야차룰’ 방식으로 맨몸 격투를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SBS보도 캡처)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SBS보도 캡처)
15일 제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0분께 제주시 노형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중학생 A군과 B군이 ‘야차룰’ 방식으로 일대일 싸움을 벌였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A군과 B군은 인근 놀이터에서 시비가 붙은 뒤 싸움을 하기 위해 아파트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주차장에는 이들을 포함해 10여명의 10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실제 격투를 벌인 A군과 B군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학생이 달아났다.

경찰은 현장에 남아 있던 중학생 C군과 D군을 특수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C군과 D군은 B군 측 일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달아난 A군과 B군 등 나머지 학생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와 폭행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른바 ‘야차룰’은 당사자끼리 합의했다는 명목 아래 규칙이나 보호장비 없이 맨몸으로 싸우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격투 영상이 확산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야차 뜨자”며 싸움을 제안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경북 포항에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6명이 ‘야차룰’ 방식으로 싸움을 벌여 한 학생의 치아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는 20대 여성이 10대 여성 2명과 ‘야차룰’ 방식으로 싸우도록 강요받은 뒤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싸움을 원하지 않았지만 2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강요로 10대 여성 2명과 잇따라 싸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폭행 이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싸움을 강요한 20대 2명을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하고 피해자와 실제 싸움을 벌인 10대 2명을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야차룰’이 싸움 장면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것을 넘어 영상 판매나 금품 요구 등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야차룰, 장난이 아니라 범죄입니다’라는 제목의 예방교육 자료를 제작해 경고에 나섰다.

경찰청은 “서로 다쳐도 신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거나 서로 합의했더라도 폭행·상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싸움을 부추기거나 촬영·유포하고 영상 삭제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 역시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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