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 재수술' 공소청, 중수청은 ‘개문발차’…다급해진 형사사법 대전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5일, PM 04:50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오는 10월 2일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개청이 17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채 끝내지 못한 준비작업이 산적하다. 공소청은 세부 직제와 검사 정원 등을 재검토 중으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고, 공소청장 후보자 인선 논의도 감감무소식이다. 중수청은 정원의 61%의 지원자만 확보해 2차 특례임용을 진행하고, 자체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도 구축하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다.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앞두고 두 기관이 출범 초기 연착륙하지 못하고 혼선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사진=방인권 기자)
(사진=방인권 기자)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공소청 내 ‘사법통제부’의 명칭을 부서의 취지에 맞게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 정원도 재검토할 방침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의 기소와 공소유지 기능을 이어받는 기관이다. 공소청 직제 중 사법통제부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사건 암장(은폐) 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꾸려진 부서다. 경찰 등 수사기관이 불송치 종결한 사건의 수사 기록을 전담해 검토한다. 불송치 처분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며 사건 암장과 부실 수사 여부를 감시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 의원들은 사법통제부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무력화하는 우회로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0일 사법통제부란 명칭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당과 정부, 청와대는 1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공소청 내 ‘사법통제부’ 명칭을 ‘불송치사건심사부’로 변경하는 안을 논의했다. 또 형사기획관, 중대범죄수사기획관 직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 정원을 재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공소청 직제안을 보면 일반직 정원은 8414명에서 6120명으로 줄었으나 검사 정원은 2292명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검찰 내 인력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검사 정원을 갑자기 줄이면 미제사건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여권 검찰개혁 강경파들은 ‘검찰개혁 후퇴’라고 비판했다. 수사권을 폐지한 취지에 어긋나니 검사 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필요한 검사 인원만 남기라”며 보완을 지시했다. 조직을 이끌 공소청장 후보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직(직제)과 인원, 수장까지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다.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열린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열린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7개 중대범죄(부패·경제·마약·방위산업·사이버범죄 등) 수사를 전담할 중수청 역시 ‘개문발차’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자체적인 KICS도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또 이 대통령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1일 기존 검찰청 인력(검사·검찰수사관)을 대상으로 특례 임용을 진행해 전체 정원 2874명의 61.3%인 1761명(검사 약 100명 포함)이 특례임용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당초 특례임용 희망 신청자는 2376명이었는데, 이 중 25.9%인 615명이 신청을 철회한 것이다. 철회 신청자는 대부분 검찰 수사관으로 알려졌다.

초기 수사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검찰청 검사 및 직원을 대상으로 2차 특례 임용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준비단은 “중수청의 원활한 출범과 조기 업무 안착을 위해 실무경험을 갖춘 검찰청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2차 특례임용 진행 배경을 설명했다.

중수청 특성을 반영한 독립적인 KICS는 오는 2029년에서야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까지는 경찰청 KICS를 중수청 업무에 맞게 개편해 활용할 방침이다. 개청 초기에는 사건 관리 등 필수 기능만 우선 가동하고 나머지 사건 처리 기능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공소청·중수청 개청을 앞두고 직제 변경을 검토하고 추가 특례임용을 공지하는 것은 치밀한 사전 작업이 부족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며 “개청 초기부터 혼란한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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