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승차 딱 걸린 외국인 '인플루언서'...韓역무원 얼굴 박제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5일, PM 08:40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서울 지하철에서 부정승차를 하려다 적발된 외국인들이 이를 제지한 역무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왜곡 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당시 외국인 남녀 일행 3명 가운데 여성 2명은 각각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여성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카드를 밖에 있던 남성에게 건넸지만, 이미 승차 처리가 된 카드여서 남성은 개찰구를 통과하지 못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당시 외국인 남녀 일행 3명 가운데 여성 2명은 각각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여성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카드를 밖에 있던 남성에게 건넸지만, 이미 승차 처리가 된 카드여서 남성은 개찰구를 통과하지 못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15일 JTBC 사건반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지하철에 승차하려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정승차를 시도하다 적발됐다.

먼저 총 3명의 일행 중 두 명이 먼저 자신의 교통카드를 찍고 플랫폼에 들어섰다. 이후 이 중 한 여성이 개찰구 밖 남성에게 자신의 교통카드를 건넸다.

하지만 해당 카드는 이미 승차 태그가 됐기 때문에 남성이 이를 통해 개찰구를 통과할 수 없었다. 이에 여성은 하차 태그를 해 개찰구 밖으로 나온 뒤 남성에게 카드를 건넸다. 남성은 해당 카드로 승차 태그를 한 뒤 개찰구를 통과했고 곧바로 하차 태그를 해 밖에 있던 여성에게 다시 카드를 줬다. 여성은 같은 카드로 다시 승차 태그를 하고 개찰구를 통과했다. 즉 교통카드 1장으로 2명이 탑승을 시도한 것이다. 이 과정은 고스란히 역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CCTV로 상황을 확인한 역무원은 승강장으로 내려가 이들 일행에게 이는 부정 승차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역무실로 동행을 요청한 뒤 부가 운임 납부 절차를 안내했다.

그러나 이들은 “카드를 두 번 찍었으니 문제없다”고 주장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역무원은 15분 내 재승차 제도 등 관련 약관을 영어로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이들이 사실상 한 명분의 요금만 결제한 상태임을 밝혔다.

이어 일행 중 한 명이 지불하지 않은 기본요금인 1650원의 31배인 5만 1150원을 벌금으로 부과하겠다고 설명하자, 이들은 “벌금은 내겠지만 기분 나빠 열차를 타지 않겠다. 환불해달라”며 맞섰다.

지하철 부정 승차를 하다 적발된 경우 철도사업법 및 공사 여객운송약관 등에 근거해 해당 승차구간 운임 및 승차구간 운임의 30배에 달하는 부가운임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이들이 지불하지 않은 1명분의 요금이 추가돼 총 31배가 된 것이다.

이를 들은 일행은 “아직 지하철을 안 탔으니 돈을 환불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며 영어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또 역무원을 촬영하기도 했는데 그가 촬영을 거부했음에도 끝까지 카메라를 끄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영상을 삭제하고 해명 영상을 올린 인플루언서(왼쪽)와 정당한 공무 집행을 했음에도 허위 사실과 함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공개된 한국 역무원 (사진=인플루언서 SNS 캡처)
논란이 커지자 영상을 삭제하고 해명 영상을 올린 인플루언서(왼쪽)와 정당한 공무 집행을 했음에도 허위 사실과 함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공개된 한국 역무원 (사진=인플루언서 SNS 캡처)
더욱 황당한 일은 사건 당일 저녁 발생했다. 일행 중 한 명이 팔로워 22만명을 보유한 외국인 인플루언서였는데 그는 역무원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은 영상을 올리며 그가 아무 이유 없이 벌금을 부과하고 욕설을 했다는 취지의 자막을 달았다.

영상은 200만 회가 넘게 조회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사연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을 확인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는 인플루언서 측에 영상 삭제를 요구하는 항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차단당했다.

이에 노조는 법률 검토를 거쳐 인플루언서를 모욕과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며 인플루언서와 이들 일행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지만 역무원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장이 커지자 인플루언서는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이후 해명 영상을 통해 “지하철도 버스처럼 교통카드 한 장으로 여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했다”면서도, 역무원이 돈을 낚아채듯 가져가고 욕설을 했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역무원은 “부정 승차 관련 내용을 영어로 안내했을 뿐 욕설을 한 사실은 없다”라며 “정당한 업무를 하는 도중 불미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이들 일행은 현재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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