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인은 모세의 기적"…유튜브로 배운 범죄 행각[사건의재구성]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16일, AM 06:00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중국인 40명 살인사건'

2025년 2월, 50대 남성 A 씨는 유튜브에 접속해 각종 살인 사건들을 검색했다. 목적은 단 하나, 살인이었다. 살인 범죄 재연 장면을 보면서 방법을 익히고 경찰 추적 방식을 학습했다.

범행 대상은 지인 2명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일용직 일터에서 알고 지내던 중국동포 형제 B·C 씨였다.

A 씨는 이들과 일주일에 1~2회씩 만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언젠가부터 관계가 틀어졌다고 했다. B·C 씨의 모친 납골당에 따라갔는데 음료수도 사주지 않았다는, 사소한 섭섭함이 시작이었다. 평소 이 형제에게 서운함이 쌓였단 이유로 A 씨는 급기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결심했다.

그 과정은 치밀했다. A 씨는 같은 해 5월 수면제를 빻아서 숙취해소제에 넣었다. 이걸 마신 B·C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자들은 사건 현장에서 두부 손상으로 사망했다.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 씨는 B·C 씨를 숨지게 한 후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편의점 점주 D 씨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D 씨는 A 씨와 별다른 친분이나 큰 갈등이 있진 않았다. 다만 D 씨가 A 씨에게 "지금 있는 집에서 언제까지 살려고 하냐"는 말을 했던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A 씨의 범죄 행각은 계속됐다. 그는 D 씨를 찌르고 난 후 자신이 세 들어 살던 집의 소유자 E 씨가 자주 가던 탁구장으로 이동했다. 평소 E 씨가 자신을 하대한다고 생각했던 A 씨는 그의 복부에 흉기를 휘둘렀다.

다행히 D·E 씨에 대한 살인은 미수에 그쳤지만, 피해자들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D 씨는 수사 당시 피해 사실을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고, 정신적 충격까지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A 씨는 경찰에 붙잡히고 나서도 반성하지 않았다. 그는 B·C 씨가 사망했을 때의 심정에 대해 "원수를 갚은 상황이라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죽였기 때문에 속 시원하고 편안한 감정이 들었다"고 했다. D·E 씨에 대한 살인미수 범행에 대해선 "내가 죽이려고 마음먹었으면 그 사람들 100% 죽인다"며 자신이 약하게 벌을 줬다고 으스댔다.

자신의 범행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과시하는 듯한 망언도 했다. A 씨는 "나는 죽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너무 순조롭게 이뤄져서 이거야말로 모세의 기적이 아니겠냐"며 "이렇게 4명을 칼로 찌르고 해할 수 있는 등 내 마음속에 있던 것을 모두 다 순조롭게 이룰 수 있는 것은 내가 영적인 부분이 있어 그런 것"이라고 진술했다.

수원고법 제3형사부(고법판사 김종기)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금도 수긍할 수 없는 사소한 동기를 이유로 사회적 규범과 법질서를 부정한 채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며 "피고인을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해 그 자유를 박탈하고 평생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생애 수감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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