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피지컬 AI 앞당길 인간 뇌 모사 반도체 개발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6일, AM 10:17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고려대 연구진이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기억하는 ‘시냅스’와 신호를 처리하는 ‘뉴런’의 역할을 하나의 반도체 소자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왼쪽부터)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의 박관영 박사과정(제1저자), 왕건욱 교수(교신저자). (사진=고려대)
(왼쪽부터)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의 박관영 박사과정(제1저자), 왕건욱 교수(교신저자). (사진=고려대)
고려대는 KU-KIST융합대학원·융합에너지공학과의 왕건욱 교수 연구팀이 ‘재구성형(reconfigurable) 뉴로모픽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양성욱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진행됐다.

인간의 뇌는 신호를 발생시키는 ‘뉴런’과 정보를 기억하는 ‘시냅스’가 긴밀하게 연결돼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이 방식을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기술이 ‘뉴로모픽(neuromorphic)’이다. 기존 컴퓨터처럼 메모리와 연산장치를 분리하지 않고 뇌처럼 저장과 처리를 결합해 데이터 이동과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 뉴로모픽의 목표다.

인공 시냅스는 정보를 오래 기억하는 특성(비휘발성), 인공 뉴런은 신호를 발생시키고 다시 초기 상태로 돌아가는 특성(휘발성)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른 전기적 특성이 요구되는 탓에 기존에는 서로 다른 재료 혹은 소자로 뉴로모픽을 구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이는 시스템 확장 시 제조공정과 회로 구성이 복잡해지는 한계로 이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하나의 반도체 소자(바나듐 산화물 멤리스터) 내부 구조를 제어해 두 특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열처리 과정을 통해 소자 내부에 비대칭적인 미세 구멍(나노다공성 구조)과 산소가 빠져나간 빈자리(산소공공)를 형성했다. 여기서 미세한 구멍과 결함이 많은 영역은 인공 시냅스, 구조가 촘촘하고 빈 공간이 적은 영역은 인공 뉴런 기능을 한다. 이로써 하나의 소자가 필요에 따라 시냅스나 뉴런, 원하는 기능을 선택해 쓸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를 바둑판 배열(크로스바 어레이)로 집적해 성능을 확인한 결과 시냅스 기능을 하는 소자가 뉴런 기능을 하는 소자의 신호 크기와 발생 빈도에 영향을 주는 시냅스-뉴런 연계 동작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소자를 바탕으로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저전력 인공지능 신경망(스파이킹 신경망·SNN)도 구축한 뒤 검증했다. 소자의 시냅스 기능이 가위바위보의 특징적 패턴을 학습해 기억하고 뉴런 기능이 사진을 판별해 정답 신호를 발생시켜 가위바위보 손동작 이미지를 최대 98.38%의 정확도로 분류했다. 이를 로봇 운동 제어 시스템과 직접 연결해 인식된 이미지에 따라 로봇이 실제 가위·바위·보 동작을 수행하도록 했다.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향후 여러 소자를 연결하고(대규모 어레이) 주변회로와 결합해 사용할 경우 엣지 AI, 피지컬 AI, 지능형 센서 및 저전력 뉴로모픽 반도체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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