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못 하는데 "훔쳤다" 진술?…1500원짜리 '특수절도' 전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6일, PM 06:17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검찰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특정 사건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특정 사건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A(34)씨 측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으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당했다며 최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지적장애 2급인 A씨와 특수학교 동창인 B씨는 지난 6월 부산 부산진구의 한 편의점 앞 냉동고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꺼내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부산진경찰서는 2명 이상이 합동해 물건을 훔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두 사람에게 단순 절도가 아닌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두 사람이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액이 소액인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A씨 측은 특수절도죄의 필수 요건인 공모 관계가 성립하기 어렵고 수사 과정에서도 중증 장애 특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 심리평가 결과 A씨의 지능지수(IQ)는 50 안팎에 불과하다.

A씨의 가족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A씨가 ‘같이 훔쳐서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문장 형태로 적혀 있지만, A씨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문장 형태로 의사 표현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B씨의 경우 아예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데 경찰 조사에서는 문장으로 진술 내용이 3줄 쓰여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신빙성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검찰도 A씨의 의사소통 능력 등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건이 알려지며 발달장애인 수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부산경찰청은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을 전담 경찰관에게 의무 배당하고 경찰서장 특별관리 사건으로 지정하는 등 수사체계를 개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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