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8일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제4차 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이종수 기자
1990년대 부산 지역에 개원했던 중증장애인 시설 '실로암의집'에 수용됐던 피해 생존자들이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부산지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로암의집과 '시설화 구조'에 대한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실로암의집 피해생존자인 1급 뇌성마비 장애인 박동수 씨는 "정부는 제가 거쳐온 수많은 시설이 문제가 있는 걸 알았지만 시설을 허가하고 장애인을 죽게 했다"며 "모든 음식을 아무 양념도 안 하고 데쳐 먹었고, 한겨울에 창문이 고장 나서 찬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는데 이불만 덮고 잤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가 정신질환자에게 구타당해 죽었는데 병원이랑 짜고 사고사로 하고, 돈 나오는 건 자기들이 먹었다"며 "행복을 모르고 좋은 나이에 시설을 돌면서 한 번도 밖에 못 나오고 개고생을 했다는 사실이 억울하다"고 했다.
박 씨에 따르면 그는 실로암의집에 수용되기 전후로도 유사한 시설들을 전전하며 폭력 등 피해를 겪다 지인의 도움으로 시설을 떠나 자립했다.
참석자들은 "다수의 피해 생존인은 시설에서 시설로, 시설에서 정신병원을 전전하는 회전문 현상을 경험했다"며 "피해나 욕구에 대한 고려 없이 장애,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시설로 전원 되는 '시설화 구조' 속에서 다수의 피해생존인은 성인이 된 뒤에야 자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제복지원에 대한 진실규명은 이뤄졌으나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실로암의집 진상규명뿐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연쇄적·구조적 시설화에 대한 진상규명도 요구한다"고 했다.
실로암의집은 1991년 개원해 2016년에 폐쇄한 중증장애인복지시설이다. 1989년 부산시는 형제복지원 시설을 중증 장애인요양시설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1990년 착공에 돌입해 1991년 12월 '실로암의집'을 개원했다.
'실로암의집'의 전신인 형제복지원은 공권력이 부랑인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강제 수용하던 공간으로 강제노역·폭행·가혹행위·사망·실종 등의 행위가 이뤄지면 650명 이상이 사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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