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실종 가족 "찾아달라" 성토에…김종철 "수사 재기 단서 챙겨보겠다"(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17일, PM 07:23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전국미아실종찾기 시민모임 회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6.9.17 © 뉴스1 구윤성 기자


"아들이 4살 때 실종됐는데 경찰은 가출이라며 제대로 수사를 안 했다."
경찰이 개혁 방안에 대한 국민들의 제언을 듣겠다며 개최한 경청회에서 장기 실종자 가족들이 경찰 실종 수사에 대해 연이어 비판을 쏟아냈다. 김종철 경찰청장 대행은 "장기 실종 수사를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지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청사에서 범죄피해자 및 여성·청소년·장애인 관련 단체, 실종자 가족 등 국민과 경찰 지휘부가 참석한 가운데 '경찰 개혁 국민경청회'를 개최했다.

실종자 아버지인 서 모 씨는 실종 아동의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씨는 "우리 장기 실종 부모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며 "실종 기록 수사 기록을 요청한 지 10년, 20년이 넘었는데도 지금까지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들은 피눈물"이라며 "이 부분을 즉각 해결해 달라"고 김 대행에게 요청했다.

서 씨는 "현재 사건만 볼 것이 아니고, 20년, 40년 된 사건들도 다시 해달라"며 "그렇지 않고는 실종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 씨의 말에 몇몇 장기 실종자 가족이 박수를 치며 동조하기도 했다.

다른 실종 가족 최 모 씨는 "아이가 실종되고 몇 년 후에 경찰에 수색을 요청했더니 예산이 없다고 해주지도 않았다"며 "개인 돈을 들여서 수색해서 뼈를 발견했는데, 경찰이 국과수에 보내버리고 나머지는 잔해조차 주지 않고 버렸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 아들은 실종 당시 만 4살이었는데 가출로 잡아놓고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경찰에 대한 신임이 떨어졌다"고 했다.

최 씨는 "장기 실종 아동이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해달라"며 "자식이 또 아이를 낳았을 때 그 아이가 어디 가서나 뛰어놀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1988년도에 자녀를 잃어버린 이 모 씨는 시설을 찾아도 명단을 볼 수 없고, 현장 경찰들이 매뉴얼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장애인이나 해외 입양아들의 DNA 등록을 의무화해달라면서 "그렇게 하면 몇 명이라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종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김 대행은 "실종자 가족의 얼굴 표정과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서 그동안 얼마나 억울했는지, 안타까운 현실과 무거운 심정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수십 년간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를 모른 채 지내왔다는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실종자에 대해서는 수사 기록을 다시 교차 검토를 해서라도, 다시 (수사를) 재기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지 꼼꼼하게 챙겨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9.17 © 뉴스1 구윤성 기자


이날 경청회에서는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전문가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전지혜 한국여성변호사회 상임이사는 "수사 단계에서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등 기본적인 법률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최소한 담당 사건의 법리를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의 법률 지식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행은 "지난 1차 수사권 조정 전후로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여전히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경찰 조직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건이라도 담당자 개인 역량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국민이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부터 수사관 개인 역량 강화까지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대행은 또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담당자의 마음가짐이 관건"이라며, 피해자를 가족처럼 대하는 자세에 대한 교육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경찰청은 이날 경청회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시도경찰청별 국민경청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온라인 국민경청 창구도 운영한다.

경찰은 경청회와 온라인 창구를 통해 접수된 의견을 소관 부서가 검토한 뒤 구체적인 개혁 과제로 발전시키고, 실행 가능한 과제부터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12월 중순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 개혁 100일 보고회'를 열고 국민과 현장에서 나온 제안의 반영 결과와 주요 개혁 과제의 이행 상황, 향후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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