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서울대 총장 후보들 공약 살펴보니…"교수 처우 개선·재정확충" 주장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7일, PM 09:21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내년 2월 임기를 시작하는 서울대학교 제29대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 4명이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했다. 이들은 서울대의 국제 경쟁력과 재정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 아래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교수 연봉 인상과 수조원대 기금 조성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사진=뉴시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사진=뉴시스)
서울대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캠퍼스에서 교수 등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제29대 총장예비후보자 공개 소견 발표회’를 진행했다.

지난 9일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비공개 평가를 통해 예비후보로 선출된 △강준호 사범대학 교수 △최해천 공과대학 교수 △이재영 인문대학 교수 △김현철 국제대학원 교수가 차례로 발표에 나섰다.

후보자들은 ‘모두 서울대의 국제 경쟁력과 재정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스포츠를 통한 평화증진'을 주제로 열린 드림투게더 서울포럼 2018에서 강준호 서울대학교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스포츠를 통한 평화증진'을 주제로 열린 드림투게더 서울포럼 2018에서 강준호 서울대학교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첫번째 발표자인 강준호 교수는 ‘교수 처우 개선’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그는 서울대 교수들의 낮은 보상이 연구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현재 약 1억 3000만원 수준인 정교수 평균 연봉을 우선 2억 원 수준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낸 교수의 경우 연봉을 3억원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기존처럼 정부 출연금·기부금 확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SNU벤처스 활성화 등을 통해 자체 수익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학교채 발행과 서울대가 보유한 전국의 유휴 자산을 활용해 재정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해천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사진=서울대학교 제공)
최해천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사진=서울대학교 제공)
서울대가 세계 최고 수준 대학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힌 최해천 교수는 서울대에 인문사회·과학기술 분야를 망라하는 대형 공공 연구 플랫폼을 구축해 향후 4년간 신규 기금 2조 원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최고경영자급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SNU 메가 프런티어 파트너스‘ 를 통해 9000억 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파트너십은 국가 난제와 장기 미래의제를 대학이 기획해 정부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최 교수는 또 신임 교수 정착금을 3억원으로 늘리고 현재 12명 수준인 석좌교수를 10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했다. 정년 이후에도 연구·교육을 계속 이어가는 특임석좌교수 역시 100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과대학에 교육·연구·인사·예산 권한을 대폭 이양해 본부 중심의 대학 운영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재영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사진=뉴스1)
이재영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사진=뉴스1)


이재영 교수는 서울대가 ’AI 지식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지성의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현재 약 6조원인 서울대 총자산을 2030년까지 1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내 QS 세계대학순위 15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재정은 동문 발전 기금 1조 원, 동창회 연계·민간 매칭 9000억 원, 수익사업 다각화 5000억 원. 교육 수익사업 3000억 원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교수 활동 지원비를 월 2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늘리고 내년부터 기본급을 7%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아울러 의학 계열 및 병원이 밀집한 연건 캠퍼스를 학내 의생명 연구·보건 네트워크 구심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관악 캠퍼스의 AI·공학·기초과학, 분당서울대병원의 첨단 임상, 보라매의 공공의료, 시흥의 시니어케어를 모두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진=이영훈 기자)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진=이영훈 기자)
문재인 정권 시기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신남방정책’의 특별위원장을 역임한 김현철 교수는 역대 총장들의 공약 불이행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위기의 근본 원인을 ‘구성원 사이 불신 및 리더십 부재’라고 꼽았다.

김 교수는 재정 확충을 위해 “학교-정부 간 관계를 정상화해 국고 출연금을 늘리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증액분을 서울대 출연금에도 반영하도록 적극적인 대정부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많은 후보가 교수 연봉 3억 원, 학교 자산 10조 원 등 숫자를 앞세우며 ‘지르기 식’의 공약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4년간 매년 250억 원씩, 총 1000억 원의 국고 출연금 증가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서울대 본부를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해 남는 예산과 인력을 단과대에 위임하겠다고 했다. 또 매년 총장 공약 이행 상황을 구성원들에게 공개하고 평가받는 책임경영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예비 후보자들은 오는 22일 서울 관악캠퍼스에서 1차례 더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개 소견 발표회를 진행한다. 이후 교원·직원·학생으로 구성된 정책 평가단이 10월 7일 정책 평가를 실시한 뒤 최종 후보 3인을 선발한다.

이후 총추위가 후보 3명을 서울대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는 이 중 1명을 투표로 뽑는다. 최종 후보는 교육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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