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시세조종 범행 구조. A씨는 투자자 26명에게 계좌와 자금을 제공받고 사채업자·코인업자에게 돈을 빌려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시세조종 주문을 내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자료=서울남부지검)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고급 와인·미식 모임 등에서 알게 된 사업가와 의사 등 26명에게 투자 수익을 나눠주겠다며 접근해 47개 증권계좌와 6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투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코인업자와 사채업자에게서 120억원 상당을 빌리기도 했다.
A 씨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이 자금으로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지속해서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기간 계좌에 들어온 돈은 745억원으로, 검찰은 A 씨가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CFD 계좌 등 레버리지를 동원해 모두 34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시장 유통 물량의 8%였던 A 씨 측 보유량은 40% 이상으로 늘었다. 이 회사 주가는 범행 기간 1만1800원에서 4만5800원으로 올랐고 한때 5만1100원까지 상승했다.
외부 악재로 주가가 떨어지자 A 씨는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인 B 씨에게도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주문과 미리 짠 상대방끼리 거래하는 통정매매를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남부지검이 공개한 코스닥 상장사 갑사의 주가 추이. 검찰은 A씨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연쇄 반대매매로 주가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자료=서울남부지검)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A 씨의 부당이득은 약 62억원이다. A 씨가 자기 계산으로 매매한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만 산정한 액수다. 검찰은 A 씨가 일임받아 관리한 지인들의 계좌 전체에서 발생한 이익은 497억원 상당으로 파악했다.
A 씨는 주식 대량 보유·변동 보고 의무를 세 차례 어기고 투자일임업 등록 없이 다수 투자자의 계좌를 운용한 혐의도 받는다. 투자일임 대가로 16억5151만원을 받은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A 씨 측이 주가 하락을 버티지 못하면서 증권사들은 보유 주식에 대한 연쇄 반대매매에 나섰다. 이 회사 주가는 나흘 만에 4만5800원에서 2만2050원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16일 기준 6790원까지 하락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시세조종 의심 종목을 살피던 중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다. A 씨는 공범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를 지우고 계좌 위탁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A 씨와 B 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해 B 씨의 가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앞으로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금융·증권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